'우승' 보다 더 값진, 활활 타오른 LG의 투혼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5.03.27 06: 01

마지막이 됐다. 그러나 LG 선수단이 보여준 혈투는 여운이 계속 남는다.
창원 LG는 26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최종전서 울산 모비스에 67-78로 패했다. 2시즌 연속 챔프전 진출은 노렸던 LG는 체력부족으로 인해 모비스를 넘지 못했다.
지난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LG는 시즌 초반 데이본 제퍼슨, 김종규, 문태종이 부상과 체력저하로 인해 제대로 된 경기력을 선보이지 못했다. 2라운드까지 결과는 7승 11패에 불과했다.

하지만 LG는 정규리그 막판 대단한 기세로 반전 스토리를 썼다. 2015년으로 접어들자 무패행진을 이어가기도 했다. 18경기중 16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면서 정규리그를 4위로 마쳤다. 폭발적인 경기력이었다.
어려움을 이겨냈지만 6강 플레이오프는 쉬운 무대가 아니었다. 올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켰던 고양 오리온스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그 결과 5차전까지 혈전을 펼치면서 4강행 티켓을 따냈다.
힘겨운 싸움을 벌였지만 LG에게 난관은 또 생겼다. 제퍼슨이 불성실한 태도와 문란한 사생활로 인해 퇴출됐다.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을 마치고 퇴출된 제퍼슨으로 인해 팀 분위기는 어수선 했다.
그러나 선수단은 똘똘 뭉쳤다. 분위기를 깼던 제퍼슨이 팀을 나가자 오히려 함께 하는 기회가 됐다. 그 결과 2차전을 승리로 거두면서 반전을 노렸다.
3차전과 4차전도 치열한 경기를 펼쳤다. 4차전서는 체력적 부담이 큰 상황에서도 승리를 따냈다. 유재학 감독은 이미 4차전부터 LG의 정신력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5차전을 앞둔 상황에서도 "LG 선수들은 칭찬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5차전 시작만 하더라도 반전을 만들기 위해 치열하게 임했다. 그러나 체력이 문제가 됐다. 슛은 림을 외면했고 골밑에서는 버텨내지 못했다. . 지난 19일 동안 10경기를 펼쳤다. 6강전이 5차전까지 열리면서 휴식은 하루밖에 갖지 못했다. 결국 체력이 발목을 잡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G는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양우섭은 3쿼터 중반 스틸에 이은 속공 상황에서 덩크슛을 터트렸다. 포기하지 않겠다는 몸부림이었다. 그러나 결국 선수단은 모비스의 힘을 이겨내지 못했다. 최선을 다하는 LG 선수들에게 모비스 양동근은 오히려 응원을 하기도 했다.
결국 4쿼터서 LG 김진 감독은 선수들의 등을 쓰다듬었다. 최선을 다하고 있는 선수들에게 해줄 수 있는 무언의 지시였다. 체력이 떨어지면서 전술적인 부분을 많이 강조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김진 감독의 선택이었다.
비록 2시즌 연속 챔피언 결정전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LG는 많은 것을 얻었다. 따라서 다음 시즌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비록 김시래가 군 복무로 팀을 떠나고 문태종의 재계약도 화두가 되겠지만 분명 LG는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고 그 이상의 결과를 이끌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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