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건창 끝내기 뒤에는 강한 불펜이 있었다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5.03.29 10: 16

넥센 히어로즈의 개막전 끝내기 승은 서건창의 손에서 나왔지만, 그 뒤에는 강해진 불펜이 있었다.
넥센은 지난 28일 열린'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개막전에서 4-4로 맞선 연장 12회말 터진 서건창의 홈런 한 방으로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넥센의 개막전 2연승. 4시간 25분의 긴 러닝 타임 끝에 주인공이 넥센으로 정해진 순간이었다.
이날 넥센은 어려운 경기를 했다. 선발 앤디 밴 헤켄이 한화 타자들의 인내심에 변화구를 제대로 쓰지 못하고 헤매면서 점수를 줬고 수비진의 어수선함도 계속 실점으로 이어졌다. 그랬던 넥센이 따라갈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불펜의 무실점 행진이었다.

밴 헤켄을 이어 6회 구원등판한 이상민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것을 시작으로 김정훈, 조상우, 마정길, 손승락, 김영민, 김택형 등 7명의 투수가 나와 12회까지 6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그 사이 한 점씩 따라간 팀은 연장 동점 접전을 버틴 끝에 12회 짜릿한 승리를 안았다.
개막을 앞두고 염경엽 넥센 감독은 "우리 팀 투수가 많이 좋아졌다. 특히 김정훈, 김택형, 이상민, 김영민은 올해 뿐 아니라 앞으로 더 좋아질 선수들이고 팀의 5년을 좌우할 수 있는 투수들이다. 이들이 성장하면 불펜이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이들이 모두 개막전부터 나와 호투하며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신인 김택형은 12회 나와 역대 10번째 개막전 데뷔승 기록을 세웠다.
넥센은 지난해까지 2년 연속 홀드왕, 세이브왕을 배출했으나 불펜의 깊이가 얕은 팀 중 하나였다. 지난해 넥센 불펜 평균자책점은 5.27로 5위. 특히 올해는 한현희가 선발로 바뀌면서 우려가 더 컸다. 이 때문에 더 투수진에 공을 들은 염 감독은 지난 27일 "한 점차, 혹은 동점 상황에서 예전에는 이기는 야구가 힘들었는데 이제는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는데 이를 개막전에 보여주며 팀의 달라진 모습을 엿보게 했다.
지난해까지 넥센은 주로 마운드의 약점을 공격력의 강점으로 메우는 팀이었다. '한 방'에 기대야 하는 경기는 짜릿하긴 하지만 코칭스태프의 팀 운영에 어려움이 컸다. 그러나 올해 넥센의 풍부해진 불펜은 코칭스태프가 계산이 서는 야구를 하게 만들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만든다. 넥센 투수들이 '착한 제자'들이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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