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수호신' 윤규진의 꿈, "구대성 선배님처럼"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4.01 06: 14

"옛날 구대성 선배님처럼 나오면 지지 않는 이미지를 만들고 싶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불펜투수들을 활용한 '벌떼야구'로 유명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핵심 위치에 차지하는 마무리투수를 두고 '여왕벌'이란 별칭이 붙었다. SK 시절 정대현처럼 한화에도 김성근 감독이 마지막 순간 믿고 맡길 수 있는 투수가 생겼다. 바로 수호신 윤규진(31)이다. 
윤규진은 지난달 28~29일 넥센과 시즌 개막 2연전에서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개막전에 3이닝 동안 탈삼진 4개 포함 무실점 퍼펙트로 틀어막았고, 이튿날에도 1⅔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세이브를 올렸다. 2경기 63구로 투혼을 불살랐다. 김성근 감독도 승리 하이파이브 때 윤규진의 손을 꽉 잡으며 고마움을 나타냈다. 

윤규진은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 막판 김성근 감독으로부터 마무리로 낙점 받았다. 김 감독은 "구위와 스피드가 제일 좋고, 무기로 포크볼도 갖고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시범경기 막판부터 페이스를 끌어올린 윤규진은 개막 2연전에서 넥센 강타선을 완벽하게 제압하는 위력을 떨쳤다. 
김 감독은 "캠프에서 볼 때만 하더라도 어떻게 마무리를 할 수 있을까 싶었다. 볼이 왔다갔다 했다"며 "본 경기에 들어가니까 컨트롤이 되더라. 뭐랄까 마운드에서도 침착하다. (흥분을) 가라앉혀서 볼 하나에 집중하더라"고 윤규진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위기 상황에도 흔들림 없이 자신의 투구를 할 수 있는 투수다. 
하지만 윤규진은 개막 2연전 활약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그는 "이제 2경기를 했을 뿐이다. 마무리로 시즌을 시작하는 건 처음이지만 큰 차이는 없다. 훈련을 열심히 한 만큼 준비가 잘 되어있다"고 말했다. 캠프에서 김성근 감독과 투구 폼을 미세하게 조정한 그는 "제구가 보완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개막 2연전에서 윤규진은 공격적인 투구를 펼쳤다. 빠른 공과 함께 주무기 포크볼을 적극 활용했다. 포크볼을 낮게 떨어지는 유인구뿐만 아니라 스트라이크존에 넣어 루킹 삼진을 잡기도 했다. 그는 "그저 포수 사인대로 던질 뿐이다. 포크볼을 상황에 따라 다르게 던지고 있다"며 말했다. 
풀타임 마무리로 첫 발을 떼는 윤규진이 꿈꾸는 이상향은 '레전드' 구대성이다. "제가 경기에 나오면 지지 않는다는 이미지를 만들고 싶다. 옛날 구대성 선배님과 같은 이미지를 심어주는 게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연히 실력도 따라야 한다"는 것이 윤규진의 말이다. 윤규진이 구대성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새로운 '불패 수호신'으로 화려한 비상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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