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 "포수 주현상, 사인까지 직접 냈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04.11 16: 19

한화 이글스 신인 내야수 주현상에게 4월 10일은 잊을 수 없는 날이 됐다. 프로데뷔 첫 안타를 신고했고, 갑작스럽게 포수로 출전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한화는 10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3-8로 끌려가던 9회초 마지막 공격에서 안타 6개를 묶어 경기를 원점으로 끌고 갔다. 여기서 주현상은 8번 포수 허도환 타석에서 대타로 등장, 중전안타로 기회를 이어가 동점에 주춧돌을 놨다.
문제는 한화가 포수 자원이 없었다는 점이다. 이날 선발출전 포수는 정범모였고 4회 허도환으로 포수가 교체됐다. 1군 엔트리에 있던 포수는 정범모와 허도환 뿐이었다. 주현상은 갑작스럽게 포수 마스크를 쓰고 경기를 끝까지 책임졌다.

11일 사직구장에서 만난 김 감독은 "주현상이 포수 경험이 있었냐"고 취재진에게 되물었다. 한화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주현상은 고교시절 포수로 출전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한화의 현재 포수 엔트리는 2명. 주현상 투입이 준비된 것 것이었냐는 질문에 김 감독은 "준비된 것이 아니었다. 주현상이 나간 건 송광민이랑 둘 남았는데 키가 작아서였다"고 설명했다. 포수가 키기 작으면 무게중심이 아래에 있어 블로킹에 조금이라도 유리할 것이라는 계산이었다.
처음 포수로 출전했지만 주현상은 안정적인 포구로 경기를 마쳤다. 김 감독은 "사인도 (주현상이) 직접 냈다. 권혁이 직구 많이 던졌는데, 직구가 좋아서 그렇게 사인을 낸 것 같다"고 말했다.
숨겨진 사실 한 가지. 주현상은 포수 장비를 착용할 때 경황이 없어 다리 뒤 쿠션을 차고 나가지 않았다. 보통 포수들은 쪼그려 앉는 자세가 불편해 쿠션을 착용한다. 쿠션이 없어도 주현상은 최선을 다해 공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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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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