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통신] D-2 종려나무 '잎사귀 효과' 한국 감독은 누가 될까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5.05.22 09: 18

제68회 칸 국제영화제가 폐막을 이틀 앞둔 가운데 후보에 오른 한국 감독들의 수상 여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국은 3년째 경쟁 부문 진출작을 못 내놓고 있지만, 비경쟁 섹션에 포진된 세 명의 감독이 수상권에 속해 있다. 워낙 경쟁이 치열하고 간혹 정치적인 입김과 유럽 텃세가 작용하는 만큼, 섣불리 수상을 예측할 순 없지만 그렇다고 가능성 자체를 배제할 수도 없는 분위기다.
 22일까지 수상 확률이 가장 높은 이는 주목할 만한 시선에 진출한 ‘마돈나’의 신수원 감독(사진)이 꼽힌다. 지난 2012년 단편 ‘순환선’으로 칸 영화제 비평가주간에서 카날플러스 상을 받은 이력이 있는데다 시사 반응까지 좋아 기대를 걸고 있다. 칸 집행위 관계자들도 '마돈나'를 보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렸다는 후문이다.

 이와 관련해 ‘마돈나’의 투자배급사 리틀빅픽쳐스 권지원 대표는 22일 “마돈나가 이틀 전 드뷔시 극장에서 첫 상영된 뒤 해외 미디어의 호평이 잇따르고 있다”며 “바이어들이 21~22일 살레 바진 등에서 열린 추가 시사에 대거 몰렸을 만큼 반응이 가열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달 25일 국내 개봉될 ‘마돈나’가 칸 수상작이라는 프리미엄을 얻을 경우, 종려나무 '잎사귀 효과'를 보며 흥행에 도움이 될 거란 계산도 깔려있다.
 이 영화의 해외 수출 업무를 맡은 화인컷 서영주 대표도 “첫 시사 후 영어권 리뷰가 중요한데 독립 영화의 표본 같은 걸작이라는 호평이 잇따라 바이어들이 급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미 출국한 담당자들의 자료 요청도 쇄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신수원 감독은 22일 늘어난 외신 인터뷰 일정을 소화할 뿐 담담해하고 있다. 수상 가능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신 감독은 “여기까지 온 것 자체가 기적 같은 일인데 여기서 상까지 바란다면 과욕일 것”이라며 “그래도 주신다면 트렁크를 비워둘 용의는 있다”며 여유를 보였다.
 이와 함께 비평가 주간에 오른 ‘차이나타운’ 한준희 감독과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진출한 ‘오피스’ 홍원찬 감독은 나란히 황금 카메라상(Camera d'or) 후보로 선정돼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첫 장편으로 칸을 찾은 감독 중 가장 두각을 보인 이에게 수여하는 황금 카메라상은 평생 한 번 밖에 받을 수 없다는 희소성 때문에 감독 사이에서 황금종려상만큼 관심을 받는 어워즈다. ‘추격자’(08) 나홍진,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장철수 등 몇몇 감독들이 수상을 노렸지만 지금껏 한국인의 수상 사례가 없어 한층 더 주목되는 상이기도 하다.
 출국한 한준희 감독과 달리 폐막까지 칸에 머물 계획인 홍원찬 감독은 “나탈리 포트만도 같은 후보이던데 솔직히 큰 기대는 하지 않지만, 감독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받고 싶은 상 아닌가”라며 속내를 밝히기도 했다.
 올해 황금 카메라 상은 26명이 경합을 벌이고 프랑스 최고 권위의 세자르상 여우주연상 수상자인 프랑스 배우 사빈느 아젬마 심사위원장을 비롯해 6명의 심사위원이 수상자를 선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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