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 맹훈련' 김재환, 노력으로 벽 넘는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5.24 06: 00

23일 잠실 SK전을 앞둔 김재환(27, 두산 베어스)의 얼굴에는 팀 훈련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부터 땀이 줄줄 흘러내렸다. 1루 수비 훈련을 멈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 지명타자로 출전 중인 김재환은 일찍 야구장에 나와 1루 수비 훈련을 추가로 하고 있다. 23일에도 “오늘도 일찍 나와서 (수비 연습을) 했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애착을 가졌던 포수 마스크를 놓은 대신 1루수로 포지션을 바꾼 올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처음이기에 예상된 난관이기도 했다. 김재환은 노력으로 그 벽을 넘으려 하고 있다.
비록 포수로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노력만큼은 어느 선수에게도 뒤지지 않았다. 상무 시절에는 퓨처스리그 낮경기 후 따로 남아 포수 훈련을 하는 모습도 자주 눈에 띄었다. 옛 이야기를 꺼내자 김재환은 “원래 부족하다 싶으면 많이 파고드는 스타일이다”라고 덧붙였다.

개막전부터 꾸준히 주전으로 기용된 올해, 순탄하기만 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예상은 스스로도 하지 않았다. “어렵게 기회가 찾아왔는데 고비도 따를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김재환은 지금과 같은 고비가 언젠간 찾아올 것이라 내다봤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래서 수비가 흔들리는 동안에도 방망이는 제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다. 하위타선에 위치하면서도 김재환은 타율 2할7푼1리, 6홈런 19타점으로 경계의 대상이 되고 있다. 본인 역시 “(수비 불안이) 타격에는 영향이 없다”고 말한다. 실제로 23일 잠실 SK전에서도 추가점의 발판이 된 2루타 포함 3타수 1안타로 팀의 9-0 승리에 기여했다.
물론 수비를 하지 않으면 타격에서도 리듬을 유지하기 힘들다는 점에는 동의했다. 이는 대부분의 지명타자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적 고민이다. 김재환은 끊임없이 움직이며 몸의 감각을 유지한다. “타석이 돌아올 것 같지 않은 이닝에도 계속 몸을 풀면서 대기 타석 들어가기 전부터 움직인다. 수비 때도 벤치에 앉아있지 않고 대부분 서 있다. 몸이 식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는 것이 김재환의 설명. 준비 과정은 다른 지명타자들과 비슷했다.
잠깐 자기 자리에서 벗어나 있지만 김재환은 홍성흔이 1군에 복귀하거나 다른 변수가 있다면 언제든지 주전 1루수로 복귀할 수 있다. 물론 수비력 향상을 통해 1루를 다시 꿰차는 것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 지금처럼 경기장에 일찍 나와 더 많은 타구를 받아내기 위해 힘쓰는 자세는 그 시기를 앞당길 것이다.
외국인 타자가 아직 오지 않았고 홍성흔도 빠져 중심타선의 무게감이 떨어져 있지만, 타구를 멀리 날릴 줄 아는 김재환이 하위타선에 버티고 있는 것은 큰 힘이다. 한 번 퓨처스리그에 다녀온 후부터 흔들림 없는 방망이로 공포의 7번이 된 김재환은 외국인 타자까지 합류하면 개막전 때와 마찬가지로 공포의 8번이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두산도 20홈런이 가능한 타자가 8번 타순에 버티는 무시무시한 라인업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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