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민 “수창선배, 자책점 괜찮은데 오리 사주셨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05.28 06: 12

롯데 자이언츠 불펜투수 이성민은 5월 2일부터 전혀 다른 선수가 됐다. 올 시즌을 앞두고 NC에서 kt로 이적한 이성민은 1군 11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 7.82라는 다소 아쉬운 성적을 거두고 있었다. 그러다가 2일 롯데 유니폼을 입게 됐고, 이후 11경기에서는 1승 2홀드 평균자책점 0.59로 환골탈태를 했다.
이성민은 롯데이적 후 9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는 등 최고의 컨디션으로 롯데 뒷문을 지키고 있다. 덕분에 평균자책점은 7.82에서 3.86까지 반 토막이 났다. 놀라운 페이스로 평균자책점을 끌어내리고 있는 이성민이다.
하지만 정작 이성민은 “지금 내 평균자책점이 얼마인지 잘 모른다”면서 “따로 기록을 챙기거나 찾아보지는 않는다”고 머리를 긁적였다. 이성민의 무실점행진이 깨진 건 24일 사직 LG전이었다. 이성민이 주자를 남겨두고 마운드를 마무리 심수창에게 넘겼는데, 심수창이 득점을 허용하며 이성민의 자책점이 1점 늘어났다.

정작 이성민은 자책점이 올라간 것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는데, 오히려 선배 심수창이 더 미안해했다는 후문이다. 이성민은 “난 괜찮은데 수창선배가 밥을 사주겠다고 하셔서 따라갔다”면서 “한밤중에 단 둘이 송정 해수욕장 근처에 가서 아귀찜이랑 오리고기를 먹었다. 그리고 커피 한 잔까지 딱 하고 돌아왔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세심한 심수창은 자기 때문에 후배의 무실점 행진이 중단된 것에 미안함을 느껴 지갑을 열었고, 후배는 선배가 사주는 밥을 기분 좋게 먹었을 뿐이다. 물론 둘 사이에 유대감과 신뢰가 차곡차곡 쌓이고 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심수창은 1981년 생, 이성민은 1990년 생으로 둘은 9살이나 나이 차이가 난다. 그래도 통하는 구석이 있었다. 이성민은 “수창선배나 나나 원래 부산 사람이 아니다. 그러다보니 아직 부산에선 심심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며 웃었다. 어쩌면 좀 더 자주 밥을 먹게 될지도 모를 불펜 이적생 콤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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