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미소 찾은 박병호, 4연패 시동 걸렸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5.30 06: 25

한동안 장타가 나오지 않아 마음고생을 했던 박병호(29, 넥센)의 방망이가 달아오르고 있다. 3경기 연속 홈런포로 기운을 차렸다. 얼굴에 돌아온 미소는 사상 첫 홈런왕 4연패의 신호탄과 다름 아니다.
박병호는 29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5-0으로 앞선 2회 1사 1루 상황에서 SK 선발 메릴 켈리의 빠른 공(147㎞)을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쳐냈다. 이로써 박병호는 27일과 28일 대구 삼성전에 이어 3경기 연속 홈런과 더불어 시즌 14번째 홈런을 신고했다. 이 홈런은 홈런왕 레이스에 다시 참전한다는 것으로도 의미가 있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박병호는 49경기에서 13개의 홈런을 기록하고 있었다. 충분히 좋은 성적이었다. 그러나 주위의 시선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2013년 31개, 2014년 37개, 그리고 지난해 52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홈런왕 3연패에 오른 박병호였다. 사람들의 기대치는 더 높아 있었다. 여기에 경쟁자로 손꼽혔던 최형우(삼성)나 에릭 테임즈(NC)가 화려한 홈런쇼를 펼치는 통에 박병호의 홈런 페이스는 상대적으로 저조하게 느껴졌던 것도 사실이다.

스스로도 마음고생이 있었다. 박병호는 5월 한때 홈런이 잘 나오지 않자 “장타가 잘 나오지 않는다”라고 고개를 내저었다. 실제 홈런포는 드문드문했다. 4월 26일 수원 kt전부터 5월 7일 목동 삼성전까지 9경기 연속 대포가 없었고 그 후에도 홈런, 2루타 등 장타가 좀처럼 터지지 않았다. 홈런왕 4연패라는 개인적인 목표를 접어두더라도 팀의 4번 타자로서 장타가 부족하다는 것은 팀 성적과 연결되기도 했다. 고민이 있던 시기다.
그러나 최근 6경기에서 4개의 홈런을 치며 그런 부담감에서 어느 정도 벗어났다. 특히 3경기 모두 좋은 투수를 상대로 뽑아낸 홈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7일에는 장원삼을 상대로 3점 홈런을 쳐냈고 28일에는 올 시즌 성적이 가장 좋은 토종 선발 중 하나인 윤성환으로부터 솔로포를 쳐냈다. 기막힌 타이밍에서 나온 홈런들이었다. 여기에 29일에는 2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순항하고 있었던 켈리의 만만치 않은 빠른 공을 공략해 큰 타구를 만들었다.
홈런왕 레이스에도 재가세했다. 29일 현재 리그에서는 최형우, 테임즈, 그리고 야마이코 나바로(삼성)가 나란히 17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이 부문 공동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박병호가 3경기 연속 홈런포로 5위까지 올라섰고 이제는 3개 차이로 추격전을 전개하는 모양새가 됐다. 박병호의 몰아치기 능력은 이미 검증이 된 바다. 언제든지 1경기 2개 이상의 홈런을 때릴 수 있는 폭발력까지 갖췄다. 시동이 걸리면 홈런 개수는 가파르게 늘어날 공산이 크다.
박병호도 심리적인 부담에서 다소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졌다. 박병호는 29일 경기 후 “한동안 장타가 나오지 않았는데 최근 많이 나와 스스로 기분이 좋다. 실투를 놓치지 않고 과감하게 타격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라고 활짝 웃었다. 마음의 짐을 덜어냈다는 것, 그리고 팀이 연승을 달리고 있다는 점은 장타 행진의 발판이 될 수 있다. 박병호가 우리가 알던 원래 그 모습대로 돌아오고 있다. 홈런왕 레이스의 포성도 점차 시끄러워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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