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틴 "오캬 선배들에게 표정연기 배웠어요" [데뷔 인터뷰②]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5.06.05 07: 06

무대 위 이들에게서 긴장감은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너무 흥이 나서 그 흥을 조절해야 한다는 멤버들이다. "무대에 오르기 전 '우리 올라가자, 그리고 보여주자!'라고 외쳐요. '놀자 놀자' 하면서 올라가요. 너무 신나서 이런 '신남'을 좀 절제해야 할 정도입니다."
13인조 보이그룹 세븐틴은 지난달 29일 데뷔 앨범 '17캐럿(17CARAT)'을 발표하고 데뷔, 타이틀곡 '아낀다'로 활동 중이다. 평균 연습기간 4년에 달하는 세븐틴은 멤버들이 직접 앨범 기획부터 제작, 작사, 작곡, 프로듀싱, 안무까지 참여하며 '자체 제작 아이돌'이라 불리고 있다. 특히 신인답지 않은 노래 실력과 무대 퍼포먼스가 큰 강점이다. 데뷔곡 '아낀다'는 멤버 우지가 직접 작사, 작곡, 프로듀싱을 해 의미를 더한다.
같은 소속사 선배그룹들에게 어떤 도움을 받았냐고 묻자 멤버들은 "오렌지캬라멜(애프터스쿨 유닛) 선배들로부터 표정 연기를 배웠다"라는 대답을 들려줬다. 실제로 세븐틴 무대의 큰 특징 중 하나는 표정 연기 등 뛰어난 표현력이다. "선배님들이 문자로도 많이 응원 해 주시고 해 주고, 먹을 것도 정말 많이 사주세요!"

길다면 길다고도 할 수 있는 연습생 시절을 거친 이들에게는 의도된 경쟁구도도 있었다. 이 같은 경쟁은 아프고 힘들기도 했다. 하지만 그럼으로써 더욱 끈끈함도 생겨났다. 오랜 숙소 생활 역시 만만치 않은 경험이다. 각자 다른 생활 패턴을 지닌 개인이 모여 공동생활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숙소 내 '치약 경쟁(치약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선점하기 위해 펼쳐지는 멤버들간의 경쟁)' 에피소드를 들려주는 이들은 이미 타인이 아닌 식구였다. 멤버들은 "각자 다르게 자라났고 다른 상황에서 왔지만, 언제 데뷔할 지 모르는 상황에서 계속 연습하며 지내온 시간이 서로를 단단하게 만들어 준 것 같다. 힘들었던 시간 만큼 한 마음이 됐다"라고 회고했다.
이들에게 '13인조'의 장점에 대해 물었다. 호시는 "인원이 많으니까 아무래도 덜 기죽는 것도 있고 여럿이 함께 있으니 더욱 시너지가 나서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기댈 멤버들이 있어서 정말 좋다"라고, 승관은 "13인조라 퍼포먼스가 다양해 질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멤버들이 많으니 무대 위에서 동동춤도 출 수 있고, 유닛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대답했다. 민규는 "13명이니까 한 눈에 알아보실 수 있는 것도 좋다"라고 대형 보이그룹의 장점을 추가했다.
보이그룹의 유지비로 항상 '밥값'이 거론되는데, 세븐틴은 이런 '밥값'으로 감동받은 사연이 있다. 실제로 멤버들은 음식을 정말 많이 먹는다고. 최근에 삼겹살 회식을 했는데, 13명이 무려 52인분을 먹었단다. 이것도 고기를 적게 먹기 위해 밥을 두 공기 이상 먹은 결과였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이에 소속사 대표는 "밥값 걱정했으면 세븐틴을 시작조차 안 했다"라고 말해 멤버들을 감동시켰다는 전언이다.
"13인조라 의견을 조율하는 데 있어 마찰이 적지 않을 것 같은데"란 질문에 에스쿱스는 "각자의 생각도 중요하지만, 다른 사람들 의견도 중요하고 존중하고 배려해야 한다는 것을 연습생 생활을 거치고 세븐틴을 하며 터득하게 됐다. 내 생각과 다르더라도 다른 멤버의 의견을 받아들인다. 특히 노래나 안무에 있어서는 각자의 분야(유닛)의 메인에 있는 사람의 의견을 적극 수렴한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유닛 팀이 리더는 그 유닛에 속한 멤버의 느낌도 존중한다. 호시는 "안무를 하면서 느낀 게 '이 친구의 느낌으로 가야하는 게 맞다'라고 생각하면 그렇게 간다. 내 생각만 고집하면 하나의 색깔만이 나오기 때문이다"라는 아티스트로서의 소신을 들려주며 이들이 '완성형 아이돌'인 이유를 느끼게 했다.
공동생활, 한 팀으로 활동하기 위해 만든 '그들만의 규칙'도 있다고. 동생들은 '형들이 너무한다 싶으면 하는 행동'이라며 '애교스로운 소리를 내며 양 손으로 상대를 찌르는(가리키는) 듯한' 시늉을 했다. 이는 '선을 넘지 말라'는 하나의 신호다. 형들도 이를 재빨리 알아듣고 행동이나 말을 조절한단다.
매번 활동을 마치고 연습실에서 1시간 가량 갖는 자기 반성의 시간 역시 하나의 규칙이다. 그 1시간 동안 하루를 돌아보며 잘못됐던 점, 개선해야 할 점, 잘 했던 점 등을 가감없이 이야기한다. "매번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1시간 동안 연습실에서 솔직하게 얘기를 나눠요. 형들의 장난에 규칙을 정한 이유는, 그러면 확실히 싸움이 덜해지기 때문이에요. 팀웍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함께 오랜시간 생활하면서 멤버들에게 많은 변화가 있을 것도 같았다. 이에 막내 디노는 할 말이 있다며 손을 번쩍 들었다. 그는 "제가 팀에서는 막내인데 집에서는 맏헝이에요. 그래서 아무래도 맏형같은 마인드가 있었던 것이 사실인데 멤버들과 함께 지내고 적응하면서 이런 저런 것을 받아들이다보니 생각하는 거 자체가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배려하는 것을 배웠습니다"란 어른스런 대답을 들려줬다.
실제로 이들이 시작에서부터 회사에서 가장 많 이들은 소리는 '실력보다는 인성'이라고. 멤버들은 "실력도 물론 중요하지만 인성이 더 중요하다고 교육받았다"라고 입을 모았다. 에스쿱스는 "실제로 어떤 멤버가 다른 분한테 예의없게 굴면 멤버들끼리도 서로 싫어한다"라고 말했다.
이들이 닮고 싶은 선배 그룹은 신화란다. 무려 17년을 함께 하는 신화는 그들이 바라는 그림이기도 하다. 현재로서는 인기를 얻겠다는 생각보다는 세븐틴이라는 이름을 많이 알리고 싶다는 멤버들이다. 함께 데뷔한, 라이벌이라 불리는 다른 그룹들에 대해서는 "음악방송에서 만나면 서로 잘했다고 응원해준다. 동료 의식이 있다. 다 같이 모여 보이그룹 대반란을 일으켰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며 파이팅을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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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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