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서의 반격…강정호 주전경쟁 2R 시작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6.05 06: 38

오히려 지금까지는 서로 탐색전을 벌인 모양새가 됐다. 피츠버그의 내야수들인 강정호(28)와 조디 머서(29)의 본격적인 주전 경쟁이 다시 시작됐다. 두 선수를 적시에 활용하려는 클린트 허들 감독의 구상이 분주한 가운데 두 선수가 공존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머서와 강정호는 4일(이하 한국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AT&T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와의 경기에서 나란히 타점을 수확하며 팀 승리의 일등공신들이 됐다. 머서는 1-1로 맞선 5회 상대 선발 팀 허드슨을 상대로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시즌 2호)를 때리는 등 4타수 2안타로 활약했다. 2경기 연속 홈런포로 최근 살아나는 타격감을 알렸다.
강정호도 뒤지지 않았다. 이날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강정호는 9회 대타로 나서 세르지오 로모의 슬라이더를 공략,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적시타를 치며 팀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두 선수가 나란히 공격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팀의 승리를 이끈 셈이다. 경기 후 허들 감독도 두 선수의 활약상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에 주전 경쟁도 흥미롭게 됐다. 두 선수는 이미 한 번씩 주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 바 있다. 머서는 4월 동안 줄곧 팀의 유격수 포지션을 지켰다. 강정호는 대타 혹은 대수비로 나서는 정도였다. 그러나 머서의 타격 부진이 장기화되자 이야기는 달라졌다. 강정호가 머서, 그리고 조시 해리슨을 대신해 유격수 및 3루수로 출전하는 빈도가 많아지기 시작했다. 4일까지 머서는 38경기에 선발 출장했으며 강정호는 28경기에 나갔다.
선발 출장시 성적은 강정호가 뚜렷하게 앞서 나가고 있다. 강정호는 28경기에서 타율 2할9푼5리, OPS(출루율+장타율) 0.812를 기록 중이다. 3개의 홈런은 모두 선발 출전했을 때 나왔다. 이에 비해 머서는 38경기에서 타율 2할1푼8리, OPS 0.577에 그치고 있다.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에서 강정호는 1.5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것에 비해 머서는 아직까지 마이너스 수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그러나 머서의 방망이가 살아나는 추세다. 5월 25일 이후 9경기(선발 8경기)에서 타율 3할7푼, OPS 1.100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강정호는 같은 기간 중 타율이 2할1푼7리, OPS가 0.742로 타격감이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이에 허들 감독은 타격 컨디션이 더 괜찮은 선수를 투입하며 팀 전력 극대화에 나서고 있다. 머서의 감이 돌아왔지만 강정호의 타격 능력도 검증되고 있는 상황에서 섣불리 우세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
수비는 머서가 낫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머서의 타격감이 계속 이어진다면 강정호의 주전 사수에는 비상이 걸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강정호 또한 플레이에서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고 3루수로도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앞으로 지속적인 기회를 얻을 공산이 크다. 해리슨까지 포함해 3명이 두 자리를 놓고 돌아가며 출전하는 로테이션도 점쳐볼 수 있다. 경쟁이 아닌, 공존의 가능성도 충분히 열려 있다. 어쨌든 최근 다소 페이스가 떨어졌던 강정호로서는 감각을 잃지 않는 것이 관건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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