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배우'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은 윤계상이 새로운 영화로 관객들을 찾아왔다. 따끈따끈한 신작, '소수의견'이 그 주인공. 개봉한지 얼마 되지 않은, 따끈따끈한 김이 모락모락나는 영화이지만 사실 이 영화는 촬영한지 꽤 오래 된 영화다. 벌써 2년 전 촬영을 마친 영화였으니 개봉하는 배우들의 감격스러운 심정은 오죽할까.
윤계상 역시 그랬다. 특히나 극을 이끌어가는 윤진원 변호사 역을 맡은 그는 '소수의견'이 세상에 나오게 된 것에 대해 정말 감사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물론, 언젠가는 꼭 개봉할것이라 믿고 있었다고는 했지만 막상 실제로 개봉을 하게 되니 좋단다. 걱정도 앞서지만 좋단다.
개봉에 대한 소감을 이야기하며 환하게 웃어보이는 윤계상의 얼굴에서 개봉에 대한 설렘은 물론, 어딘가 모를 여유가 느껴진 것은 왜일까. 예전보다 한결 편안한 분위기가 풍기는 윤계상은 지난해 있었던 god 재결합을 변화의 이유로 꼽았다.
배우가 되어야 했고, 배우로서 희생해야 하는 것들도 많았던 지금까지의 삶이 아닌, god 시절 마냥 웃고 떠들었던 그 시절의 자신을 찾은 것이 큰 변화를 가져다줬단다. 그래서일까. 치열하게 달려가던 윤계상은 "흥행에 대한 욕심은 내려놨어요.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라며 편안하게 웃어보였다. 그 편안함이 나쁘지만은 않다.
다음은 윤계상과의 일문일답.
- 영화 개봉을 기다리는 동안 어땠나.
▲ 이유가 있겠지 계속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었다. 다음 작품을 촬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마냥 기다리고 있진 않았고 잠시 잊었던 적도 있었다. 제작사를 통해서 정보를 계속 받으니까 불현듯 생각이 나곤 했는데 제작사 대표님은 분명히 개봉을 할 것이라고 이야기를 하셨기 때문에 확실히는 하겠구나 생각은 했다.
![윤계상 "god 시절, 얼마나 소중한 기억인지 잊고 살았죠"[인터뷰]](https://file.osen.co.kr/article/2015/06/25/201506251609778593_558ba99c0aa08.jpg)
- 개봉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때 어땠나.
▲ 개봉 한달 전에 이야기를 들었는데 정말 감사하면서도 걱정이 갑자기 되더라. 2년 전 기억이 하나도 안나면서 이게 좋은 것만은 아닐수도 있겠구나 싶었다(웃음).
- 윤진원 캐릭터와 자신이 닮았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어떤 점이 그런가.
▲ '소수의견' 전에 준비하던 작품들도 잘 안됐고 분해있을 때였다. 감독님도 오랫동안 작품을 준비하다가 안되던 시기였다. 이 에너지를 가지고 둘 다 목숨을 걸어보자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그래서 굉장히 무서울 정도의 에너지를 가지고 했다. 그게 보이는 것 같더라. 그 에너지가 있었기 때문에 윤진원스러운 모습이 나왔던 것 같다.
- 요즘 배우로서 고민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 조금 더 자유롭게 연기하고 싶다. 잘 할 수 있다 없다는 불가능하구나를 느꼈고 시간이 더 많이 주어져서 도전적인 것보다는 완성도 있는 작품에 내가 잘 할 수 있는 걸 많이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며칠 전에 전시회를 갔는데 대단하더라. 그 화가가 추구하는 단조로움이 가장 큰 예술의 경지라는 걸 깨달았다. 나도 약간 그런 것 같다. 복잡하고 화려한 것이 좋지만은 않구나 싶었다. 연기는 전달인데 기술적으로 많이 알고 있다고 한들 확실하게 전달된다는 것도 모르겠고 확실한 전달할 수 있는 연기에 꽂힌 것 같다. 멋져보이는 건 둘째다.
- 지난해 god 재결합이 본인에게 많은 영향을 미친 것 같다.
▲ 정말 좋았다. 그때의 날 기억하고 다시 날 찾는 건 행운인 것같다. 그게 얼마나 큰 재산이고 소중한 기억인지를 아예 잊고 살았다. 앞만보고 달려왔던 것 같다. 그게 지금 내가 변하게 된 동기인 것 같다. 그때의 날 기억해주는 사람이 존재하고 그때의 나로 봐 주는건 정말 큰 재산인 것 같다. 지금은 배우라고 조절하고 조심하고 배우로서의 삶에 희생되는 부분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과거 윤계상은 그렇지 않았다. 날 사랑했던 사람들은 그때의 윤계상으로 기억해주고 있지 않나. 마음이 그만큼 편해지더라. 다시 과거의 나를 찾는 것 같아서 뭉클하고 좋았다.
![윤계상 "god 시절, 얼마나 소중한 기억인지 잊고 살았죠"[인터뷰]](https://file.osen.co.kr/article/2015/06/25/201506251609778593_558ba99d90a7b.jpg)
- 흥행 욕심은 없나.
▲ 없다. 그 부분은 내려놨다. 연기를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언젠가는 흥행하는 날이 오지 않겠나. 내겐 업계 사람들의 평가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분명히 언젠가는 좋은 성과가 있겠지 생각하며 살고 있다. 처음엔 기대했던 것이 사실인데 그걸 내려놓으니까 작품을 보는 내 눈이 달라진게 사실이다. 더 중요한 걸 볼 수 있는 눈이 생긴 것 같다. 희한하게 캐스팅은 계속 된다. 배우라는 직업은 진실되지 못하면 금방 들통나는 것 같다. 십년을 해보니까 진심으로 열심히 하는 사람이 있으면 열 명 중 한 명은 그 사람이 잘됐으면 하더라. 그 한명이 존재하는 것 같아서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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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