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 가뭄’ 강정호, 미니 슬럼프 극복할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7.01 06: 00

한 번의 고비 없이 한 시즌을 뛰는 선수는 없다. 2~3번의 고비는 찾아오기 마련이다. 그 고비를 얼마나 현명하게 넘길 수 있느냐가 좋은 선수와 그저 그런 선수를 가른다. ‘미니 슬럼프’가 찾아온 강정호(28, 피츠버그)도 전반기를 최대한 좋은 흐름 속에서 마무리하는 것이 과제로 떠올랐다.
강정호는 최근 타격감이 그다지 좋지 않은 모습이다. 강정호는 지난 6월 21일(이하 한국시간) 워싱턴전부터 29일 애틀랜타전까지 8경기에서 타율 1할3푼6리, 출루율 2할8리, OPS(출루율+장타율) 0.345에 그쳤다. 이 기간 중 강정호의 장타율은 1할3푼6리. 이는 즉 장타가 하나도 없었음을 의미한다. 18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 홈런포를 기록한 뒤 10경기째 장타 가뭄이다.
8경기 중 선발 출전은 4경기였다. 다만 앤드류 매커친이 몸에 맞는 공으로 1회부터 빠진 자리를 대신한 28일 애틀랜타전까지 포함하면 사실상 선발로 5경기 나갔다고 할 수 있다. 초반에는 들쭉날쭉한 출전 기회 때문에 타격감 조율에 애를 먹었던 강정호다. 하지만 이 시기는 적지 않은 기회가 왔음에도 타격감이 처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MLB 진출 이후 처음으로 찾아온 슬럼프다.

4월 제한된 기회 속에서도 타율 2할6푼9리를 기록했던 강정호는 5월 23경기에서 타율 2할9푼8리, OPS 0.843의 뛰어난 성적을 남겼다. 그러나 6월 들어서는 24경기(선발 16경기)에서 타율 2할2푼5리에 그쳤다. 장타율도 5월 4할6푼4리에서 6월 2할9푼6리로 처진 상황. 상대 팀들의 집요한 분석, 빡빡한 일정에서 오는 체력적인 부담 등 복합적인 요소가 섞인 것으로 보인다.
강정호의 경기를 지켜본 한 프로야구 타격코치는 “배트스피드가 다소 처져 보인다. 강정호 특유의 스윙이 나오지 않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실제 초반 빠른 공에 대단한 강점을 보였던 강정호는 6월 19일 이후 포심패스트볼 타율이 2할에 머물고 있다. 빠른 공 계열에 대한 평균 타구 속도도 92.57마일로 떨어졌으며 91마일 이상을 웃돌던 브레이킹볼(슬라이더, 커브 계열) 타구 속도는 88마일대로 처졌다. 라인드라이브성 타구가 줄고 땅볼이 늘어난 것도 확인할 수 있다.
2할8푼1리의 타율, 0.773의 OPS로 6월을 시작했던 강정호의 기록은 타율 2할6푼5리, OPS 0.724가 됐다. 여전히 나쁜 기록은 아니지만 더 처지는 것은 막을 필요가 있다. 오는 15일 열릴 올스타전을 전후로 한 4일의 휴식기까지 최대한 버티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긍정적인 대목도 있다. 바로 대부분이 홈구장 일정이라는 것이다.
피츠버그는 1일부터 3일까지 디트로이트 원정 경기를 치른 뒤 4일부터 13일까지 홈 10연승을 갖는다. 클리블랜드, 샌디에이고, 세인트루이스로 이어지는 일정이다. 강정호는 올 시즌 홈에서는 타율 3할1푼6리, OPS 0.800을 기록 중이다. 원정 성적(타율 2할9리, OPS 0.637)과는 확연한 차이가 난다. 아무래도 MLB에 적응하는 과정인 강정호로서는 PNC파크가 심리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더 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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