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주의 女車여차] 소형차를 넘보는 1.0L '더 넥스트 스파크'
OSEN 최은주 기자
발행 2015.07.03 07: 31

5월 한국지엠의 5월 내수 판매량은 1만 2233대로, 이 중 1/3을 ‘스파크(4437대)’가 차지하고 있다. 전월 대비 혹은 전년 동월 대비 판매량이 줄건, 오르건 이는 ‘스파크’가 한국지엠의 판매량을 결정짓는데 상당부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6년 만의 완전변경 모델인 ‘더 넥스트 스파크’ 한국지엠의 내수 경차 시장 1위 탈환과 전체 시장 점유율 두 자릿수 달성 의지를 담고 있다. 신형 ‘스파크’는 후에 출시될 ‘트랙스 디젤’과 ‘임팔라’를 위해서도 선전 의무가 막강하다.
▲ 애플 카플레이 국내 최초 탑재

신형 ‘스파크’ 시승에 앞서 가장 기대하고 있는 부분은 성능도 디자인도 아닌 바로, 애플의 카플레이였다. 국내 최초이기도 하지만 IT 업계를 쥐락펴락하는 애플이 야심 차게 선보이는 기능이기도 하고, 스마트카의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는 척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 ‘시리’의 한글 음성 이해능력을 알고 있기에 ‘카플레이’ 탑재 자체에 대한 설렘에도 불구하고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아이폰’을 연결하니 어떠한 조작 없이 절로 ‘아이폰’과 ‘스파크’의 모니터에서 카플레이 기능이 시작됐다. 가장 먼저 전화를 걸어봤다. 반복 명령이 필요했지만 또박또박 말한다면 운전을 하면서도 전화를 걸기에는 무리가 없어 보였다. 단, 전화를 걸고, 문자를 보내기 위해서는 해당 아이콘을 손으로 직접 눌러줘야 ‘시리’가 등장한다.
아쉬운 점은 아직 블루투스 연결만큼 원활하게 내비게이션 이용과 음악 감상을 할 수 없다는 점. 카플레이를 연결하면 블루투스가 연결은 자동으로 끊기게 된다. 애플지도로 목적지를 설정하면 시리가 방향을 알려주는 정도의 역할만 한다. 
▲ 안전 및 편의사양이 가득 찬 실내
실내는 조그마한 주제에 옹골차다는 느낌을 받았다. 강화된 안전 및 편의 사양이 스티어링휠과 센터페시아에 자리를 잡고 있다. 스티어링휠 왼쪽 뒤로는 시티 모드 스티어링과 차선 이탈 경고, 헤드램프 조작 버튼이, 스티어링휠에는 크루즈 컨트롤과 열선 스티어링휠, 전방 충돌 경고, 오디오 조작 버튼이 있다. 차체에 비해 큰 스티어링휠은 역동적인 주행 성능을 표현한다.
155~170cm의 운전자 뒤에 안게 된다면 160cm 후반~170cm 초반의 탑승자는 앞 좌석에 무릎이 닿을 수도 있으나 서울~부산의 거리가 아니라면 크게 불편함을 호소할 정도는 아니다. 조수석 또한 마찬가지이며 헤드룸은 170cm 신장의 탑승자 머리위로 성인 남자 주먹이 여유 있게 왔다 갔다 거릴 정도의 여유가 있다.
▲ 모닝같은 모닝아닌 외관 디자인
외관 디자인은 헤드램프가 듀얼 포트 라디에이터그릴과 붙게 되면서 더욱 깔끔하고 부드러운 인상을 준다. 몸이 작아 위로 치켜든 눈으로 강인한 모습을 보여주려던 이전 모델과 달리 굵고, 간결한 모습이 더욱 호감을 준다는 것을 깨달은 모양이다.
정식 출시 이전부터 지적은 받은 기아차 ‘모닝’과의 유사하다는 지적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한국지엠 측은 “후면과 아치 등의 다양한 부분에서 비례감과 존재감 등 쉐보레 디자인 언어를 잘 구현하고 정체성을 반영했다”며 “차세대 ‘트랙스’ ‘임팔라’ 등과도 비교해보면 쉐보레의 디자인 DNA가 잘 반영됐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시승 구간에서 마주친 여러 대의 ‘모닝’과 특히 후면부가 닮았다는 인상을 지우기에 관계자의 설명은 부족해 보였다. 테일램프의 각도와 모양새가 닮아 더욱 유사하게 다가왔고, 동승한 동료 기자도 이에 동의했다. 테일램프의 브레이크 램프가 작다는 것도 아쉬운 부분.
▲ 소형차를 넘보는 1.0리터 경차
시승은 1.0 가솔린 최고급 트림 ‘LTZ’ C-TECH 모델로 이뤄졌다. 시승은 전체적으로 ‘경차’라는 것을 감안하고 이뤄졌다. 신형 ‘스파크’는 수치적으로 이전 C-TECH를 적용했을 때와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최고출력이 75hp로 동일하며 최대토크가 9.6kg.m에서 9.7kg.m으로 0.1kg.m 증가했다.
이에 한국지엠 측은 “수치적으로는 큰 차이 없으나 차량 중량이 가벼워지고, 트랜스미션도 효율적인 것을 사용해 기존 모댈 대비 10% 가량 성능이 개선됐고, 가속 성능은 15~16초, 등판능력도 기존 22%에서 27%로 획기적으로 개선됐다”고 말했다.
이를 증명하듯 서울 중구의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를 출발해 올림픽대로~서울춘천고속도로를 지나 남양주의 한 카페를 돌고 오는 시승구간의 첫 시작은 장충단로를 올라 한남대로로 향하는 길로 구성됐다. 도심에서 적절한 속도로 오르면서 신형 ‘스파크’는 경차는 힘이 딸려 언덕을 힘겨워 한다는 통념에 물을 끼얹듯 ‘1.0리터 SGE 에코텍’ 엔진의 등판 실력을 보여줬다.
한남대교를 건너 올림픽대로를 타고 가는 동안은 작은 몸에 어울리는 민첩함을 보여줬다. ‘작은 고추가 맵다’는 말보다는 빠른 주먹 속도를 자랑하는 파퀴아오가 떠올랐다. 전고가 1520mm~1551mm에서 1475mm로 낮아진 덕인지 중/고속에서 재빠르게 차선 변경을 해도 주행 안정성을 침착하게 유지했다.
1.0리터의 엔진이 힘을 내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는 순간들도 있었다. 톨게이트를 빠져 나와 속도를 끌어올리거나 급가속을 할 때는 탑승자들의 귀에 엔진 가동 소리가 전해졌다. 발끝에서 약간의 진동이 느껴지기도 했다. 브레이크는 부드럽고 매끄럽게 속도를 줄여줬다. 서스펜션과 시트 모두 안락함에 초점을 두고 제작됐지만 차체가 작은 만큼 노면의 상태가 다른 차종의 차들보다 잘 느껴지는 것은 당연했다.
한국지엠이 자랑하듯 노면과 풍절, 엔진 소음은 국내 경차 중에 제일 잘 잡은 것 같다. 앞 좌석의 탑승자들과 대화가 현대차의 ‘i30’와 ‘엑센트’ 뒷좌석에 앉아 있을 때 보다 신형 ‘스파크’의 뒷좌석이 더 용이했다.
더불어  동급 최초로 적용된 전방 충돌 경고(Forward Collision Alert), 차선 이탈 경고(Lane Departure Warning), 사각 지대 경고(Side Blind Spot Alert) 시스템의 전방위 안전 시스템은 작은 만큼 운전자와 탑승자들을 안전하게 해주려고 애를 쓴다는 느낌을 받았다. 전방 충돌 경고는 3단계로 거리를 조정할 수 있도록 해 개인 성향도 맞췄으며 사각 지대 경고는 옆 차선의 ‘스파크’ 사이드 미러의 경고등이 보일 정도로 번쩍였다. 차선 이탈 경고도 마찬가지 운전자가 예기치 않게 차선을 넘어가면 어김없이 ‘삑삑’거리며 주의를 줬다.
약 100km의 거리를 도심과 고속도로를 이용, 연비 효율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주행 한 결과 복합연비는 13.8km/l를 기록했다.
한국지엠은 ‘더 넥스트 스파크’로 기아차 ‘모닝’이 차지하고 있는 2016년에 내수 경차 시장 1위 탈환 의지를 밝혔으며 이를 시작으로 전체 내수 시장 점유율도 두 자릿수로 끌어올리겠다고 다짐했다. 마크 코모 VSSM (영업, 서비스, 마케팅) 부사장은 “경차 1위 탈환과 점유율 두 자릿수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도 수립돼 있으며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공언했다.
8월부터 본격적인 판매가 시작되는 ‘더 넥스트 스파크’의 판매가(C-TECH 기준)는 에코 모델이 ‘LS’ 1227만 원, ‘LTZ’ 1499만 원이며 가솔린 모델(수동 기준)은 ‘승용밴’ 1015만 원, ‘LS’ 1036만 원, ‘LT’ 1136만 원, ‘LT 플러스’ 1209만 원, ‘LTZ’ 1308만 원이다.
fj@osen.co.kr
더 넥스트 스파크 전측면, 애플 카플레이 실행 시, 스티어링 휠과 7인치 스크린, 측면, 후면, 트렁크(위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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