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포수 김종민의 특별했던 1군 데뷔전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5.07.06 05: 53

“만감이 교차했다”.
kt 위즈 포수 김종민(29)이 먼 길을 돌고 돌아 1군 데뷔전을 가졌다. 선발 출전이 아니었던 만큼 어떤 선수에게는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적지 않은 나이에 1군 포수 마스크를 쓴 김종민에게는 그 어떤 순간보다도 특별했다.
대전고-단국대를 졸업한 김종민은 2009년 넥센 히어로즈에 신고 선수로 입단했다. 하지만 한 시즌 만에 방출 통보를 받았고 현역(육군)으로 군 복무를 마쳤다. 곧바로 고양 원더스에서 제 2의 인생을 시작했다. 김성근 감독의 지도 속에 강훈련을 거듭했고 2013년 kt 위즈의 부름을 받았다. 김종민은 “야구의 소중함을 배운 시간이었다. 야구 외적으로도 성장했던 것 같다”라고 당시를 회상한다.

이처럼 순탄치 않게 프로 유니폼을 입었다. 넥센 시절에는 신고 선수 신분이었기에 올해로 프로 2년차가 됐다. 연차로 본다면 빠른 데뷔라 할 수 있지만 나이로 본다면 결코 빠른 데뷔는 아니었다. 스프링캠프 강훈련을 누구보다 열심히 소화했던 김종민. 개막 엔트리에는 들지 못했다. 게다가 시즌 중반에 윤요섭, 장성우, 윤여운 등 포수 자원에 가세하면서 1군 경쟁은 쉽지 않았다.
그러나 퓨처스리그 46경기서 타율 3할2푼9리 11타점으로 활약했고 지난달 26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kt 1군 엔트리엔 장성우 윤요섭 김종민 3명의 포수가 등록돼있다. 따라서 쉽게 출전 기회를 얻지는 못했다. 하지만 지난 4일 수원 KIA전에서 9회초 대수비로 경기에 투입됐다. 감격스러운 1군 데뷔전. 장시환과 호흡을 맞췄는데, 안타 1개를 허용했을 뿐. 삼진 3개로 마지막 이닝을 마무리했다.
5일 KIA전에 앞서 만난 김종민은 “만감이 교차했다”며 말문을 어렸다. 이어 그는 “어린 나이가 아니다. 서른 살에 1군 무대를 처음 밟았는데, 단순히 1경기 뛰었다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로 큰 의미가 있었다. 정말 주위에서 많이 도와주셨다”라고 덧붙였다. 수원 구장 데뷔전은 더 특별했다. 김종민은 “현대가 수원에서 뛰었던 시절에 아버지와 함께 수원 야구장에 왔다. 그 때 아버지께 프로야구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었다”며 웃었다.
야구 선수를 꿈꿨던 수원 야구장에서의 데뷔전. 그리고 마침 이날 아버지와 동생이 야구장을 찾았다. 김종민은 “포수 마스크를 쓰고 나가는 순간 가족들이 생각났다. 또 경기가 끝나고 장재중 배터리 코치님, 오키 퓨처스 배터리 코치님 등 많은 분들이 축하해주셨다”면서 “아버지는 별 말은 없으셨지만 ‘고생했다’고 해주셨다”라고 전했다. 김종민은 현재 백업 포수이지만 개의치 않는다. 그는 “경쟁에 대해선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지금 (장)성우가 메인이고, 나도 항상 준비가 돼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공교롭게도 김종민은 데뷔전에서 장시환과 배터리를 이뤘다. 2009년 넥센 2군에서 함께 했던 동료의 공을 1군 무대에서 받았다. 김종민은 “오랜 만에 시환이 공을 받았다. 예전 상동 구장 이후 처음인데 정말 많이 달라져있었다”면서 “그 때만 해도 우리가 kt라는 팀에서 같이 뛰고 있을 것이라 생각 못했다. 다시 만나 배터리를 이뤄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종민은 “1군이든, 2군이든 팀이 먼저기 때문에 항상 팀에 최대한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남들보다 늦은 프로 데뷔에 1군 주전 선수는 아니다. 그러나 김종민이 지금 포수 마스크를 쓰고 나서는 한 경기, 한 경기는 김종민에게 좋은 자양분이 되고 있다. 어찌 보면 서른 살에 맞이한 1군 데뷔전은 김종민 야구 인생에서의 새 출발을 알렸다. 무엇보다 그 시작을 신생팀 kt와 함께 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별한 동행을 하고 있는 김종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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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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