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첫 볼넷' 박종윤 "소극적으로 되더라"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07.08 06: 08

누군가에게는 하루에 3개라도 얻는 게 볼넷이라지만,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박종윤(33)은 42경기 연속으로 볼넷을 얻지 못했다. 타석으로 따지면 155타석, KBO 리그는 물론이고 메이저리그에서도 박종윤보다 더 길게 볼넷을 얻지 못했던 선수가 없었다.
박종윤의 시즌 첫 볼넷은 올해 자신의 43번째 경기였던 4일 사직 SK 와이번스전에서 나왔다. 박종윤은 4회 SK 윤희상으로부터 볼넷을 얻어 걸어 나갔다. 그날 박종윤은 볼넷과 동시에 시즌 첫 고의4구까지 얻어내며 결과적으로 볼넷 2개를 추가했다.
공식기록은 아니지만 유독 볼넷을 골라내지 못했던 박종윤에게 조금씩 관심이 쏠렸다. 박종윤 역시 이를 알고 있었다. 워낙 공격적인 타자인 박종윤은 눈에 공이 들어오면 타격을 하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올해들어 박종윤은 최대한 초구타격을 자제했다. 성적은 17타수 3안타 타율 1할7푼6리, 전체 165타석 가운데 초구를 공략해 타격성적을 기록한 게 10% 정도밖에 안 됐다.

참고로 작년 박종윤의 초구성적은 뛰어났다. 전체 440타수 가운데 50타수 초구타격이 이뤄졌다. 타율은 무려 4할4푼(50타수 22안타), 그만큼 적극적으로 타격을 하는 선수다. 그렇지만 올해 볼넷이 너무 없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박종윤의 초구 타격역시 잘 이뤄지지 않았다.
첫 볼넷을 얻어낸 다음 날, 박종윤은 "볼넷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기록을 알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타석에서 소극적으로 대처했다"고 말했다. 과도하게 집중되는 관심에 박종윤은 자신의 타격 스타일을 바꿔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박종윤은 시즌 첫 볼넷이 나온 뒤 공교롭게도 좋은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다. 5일 SK전에서는 4타수 2안타에 홈런 1개를 쳤고, 7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는 5타수 3안타 1타점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덕분에 시즌 타율 역시 2할7푼3리까지 올랐다.
워낙 출루율이 낮았기 때문에 박종윤의 OPS는 아직 0.672에 머무르고 있다. 그렇지만 중요한 건 첫 볼넷을 얻어내면서 마음의 짐을 덜어냈다는 데 있다. 볼도 잘 고르고 장타도 끊임없이 치면 좋겠지만, 모든 걸 잘하는 야구선수는 극히 일부다. 박종윤은 최대한 적극적으로 공격을 하면서 팀에 공헌하는 선수다. 자신의 장점을 살리는 타격과 함께 박종윤의 타율도 함께 올라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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