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주 1064일만의 감동 등판, 재기 신호탄 쏘았다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5.07.16 21: 36

LG전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최고 144km
KIA 우완투수 한기주가 3년만에 1군 마운드에 올랐다.
한기주는 1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지난 2012년 8월 16일 잠실 LG전 이후 3년만의 등판이었다. 정확하게 집계하면 1064일만이다. 성적은 2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

등판준비 지시를 받았고 7회말 공격도중 더그아웃 앞에서 볼을 던지며 등판을 예고했다. 15-1로 크게 앞선 가운데 8회부터 마운에 오른 한기주는 첫 타자 히메네스를 상대했다. 139km짜리 초구를 던졌고 3구만에 2루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아웃카운트 1개를 만들었다.
이어 정의윤 역시 3구째 직구를 구사해 우익수 뜬공으로 유도했다. 그러나 채은성에게 유격수 깊숙한 내야안타를 내주었다. 대타 이민재는  직구에 이어 슬라이더를 구사했고 141km짜리 직구를 몸쪽에 찔러 넣어 3구 삼진을 뽑아냈다. 
9회는 박정수에게 바통을 넘기고 복귀 등판을 마무리했다. 투구수는 12개. 직구는 9개, 슬라이더 3개를 구사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4km 초반를 찍었다.  150km가 넘은 강속구를 뿌리며 타선을 옥죄던 괴물의 모습은 아니었다. 그러나 감동의 박수를 받은 복귀등판이었다. 관중들은 어느때보다는 많은 박수를 보냈다.
한기주는 지난 2006년 괴물투수로 입단해 소방수로 활약하다 팔꿈치에 고장을 일으키며 반복되는 부상과 재활의 시간을 보냈다.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 손가락 수술 2회에 이어 어깨수술까지 받았다. 특히 어깨수술은 2012년 이후 3년 동안 돌아오지 못하는 이유가 됐다.
한때 야구를 포기하려는 생각도 했지만 야구에 대한 열정은 꺼지지 않았고 다시 공을 잡았다. 각고의 재활을 견디고 올해부터 2군 마운드에 올라 볼을 던지기 시작했다. 23경기에 등판해 1승3패2세이브 평균자책점 6.06을 기록했고 지난 12일 기다리던 1군 승격 통보를 받았다.  이후 등판기회를 잡지 못했고 이날 드디어 마운드에 올라 재기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경기후 한기주는 "경기 상황을 떠나 오랜만에 등판해 가슴이 벅차고 설레였다. 팬들이 내 이름을 불러주었을때 뭉클한 기분이 들었다"면서 "오래 쉬어서 팀을 위해 할 것들이 많다. 열심히 하는 모습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sunn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