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강정호 맹활약, 박병호 가치도 궁금해"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7.25 06: 00

류현진(28, LA 다저스)은 KBO 리그를 바라보는 메이저리그(MLB)의 생각을 바꾸기 시작한 선구자다. 그렇다면 강정호(28, 피츠버그)는 그런 흐름에 덧칠을 했다고 할 수 있다. 한국 타자들을 회의적으로 바라보던 미국의 시선에도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다른 타자들도 수혜를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는 상황에서 그 다음 후보자는 역시 박병호(29, 넥센)다.
피츠버그 지역 언론인 '피츠버그 트리뷴'의 빌 웨스트는 24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강정호의 맹활약, 그리고 박병호의 향후 거취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웨스트는 "강정호의 성공을 고려하면, KBO 리그의 1루수인 박병호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증가할지 궁금해진다. 박병호는 (KBO 리그에서) 강정호보다 더 나은 장타력을 보여줬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웨스트는 "피츠버그는 시즌 초반 박병호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인정했다"라고 덧붙였다. 실제 피츠버그 스카우트들은 지난 시즌 강정호 영입 과정에서 팀 동료인 박병호에 대한 방대한 자료를 축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도 목동구장에 스카우트들이 몇 차례 방문한 것이 눈에 띄었다. 다른 선수들도 지켜봤지만 역시 가장 주된 관심거리는 박병호였다는 데 이의가 없다.

이제 피츠버그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발돋움한 강정호는 24일까지 타율 2할8푼5리, OPS(출루율+장타율) 0.781을 기록하고 있다. 기대 이상의 성적이다. 주전 내야수들(조시 해리슨, 조디 머서)의 부상으로 팀 내 입지는 더 탄탄해졌다.
물론 아직 시즌이 끝난 상황이 아니다. 변수는 도처에서 도사린다. 또한 4년 계약임을 고려할 때 강정호의 성공 여부를 논하기는 이른 시점이다. 그러나 한국 타자들의 매서운 맛을 보여줬음은 분명하다. "힘이 약하다", "수준 높은 MLB 투수들의 공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할 것", "한 단계 수준이 높은 일본 리그의 내야수들도 성공하지 못했는데 한국 선수가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시즌 전 온갖 회의론들이 서서히 사라지고 있음도 물론이다. 강정호가 많은 것을 바꿔놓은 것이다.
이에 미국에서도 변화의 흐름이 감지된다. 내셔널리그 소속의 한 극동아시아 담당 스카우트는 "한국 타자들에 대한 리포트는 예전에도 많이 작성을 했다. 특히 어린 선수들의 경우가 그렇다"라면서 "다만 이 리포트를 미국에서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대한 문제는 우리가 관여하기 어려운데 강정호의 성공이 어느 정도 자극이 될 수는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피츠버그는 강정호의 KBO 리그 성적이 MLB에서 얼마나 이어질지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했다고 밝혔다. 현장 스카우트들의 직감은 물론, 수차례의 컴퓨터 분석도 병행했다. 그 결과 "강정호가 MLB에서도 어느 정도의 성적은 낼 수 있다"라는 결론에 이른 끝에 포스팅에 참여했다. 당시는 모든 것이 불확실한 맨땅의 헤딩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강정호라는 표본이 생겼다. 참고의 폭이 한층 넓어진 것이다.
박병호의 장타력은 MLB에서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강정호는 지난해 117경기에서 40홈런과 117타점이라는 환상적인 성적을 냈다. 하지만 장타 하나만 놓고 보면 52홈런을 기록한 박병호가 더 낫다는 데 이의를 제기하기 어렵다. 박병호 또한 올해 타율을 3할4푼4리(24일 현재)까지 끌어올린 상황이다. 수비 등 종합적인 판단이 있어야겠지만 강정호의 사례는 "박병호의 장타력도 MLB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참고자료가 되기 충분하다. 역시 포스팅 의사를 밝히고 있는 박병호가 팀 동료의 덕을 볼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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