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춘의 푸홀스, 5년 만의 홈런왕 가시화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7.27 05: 59

경력이 완연한 미끄럼틀을 타고 있었던 알버트 푸홀스(35, LA 에인절스)의 홈런 레이스가 심상치 않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회춘의 방망이로 리그 판도를 이끌어가고 있다. 5년 만의 홈런왕 등극이 가능할지도 관심사다.
리그 최우수선수(MVP)만 세 차례(2005·2008·2009) 수상의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푸홀스는 올 시즌 다시 세간의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물론 3할과 30홈런이 기본이었던 전성기 기록보다는 못하다. 그러나 홈런에 있어서는 전성기를 방불케하는 모습이다. 푸홀스는 26일(이하 한국시간)까지 총 29개의 홈런을 쳐냈다. 지난해 전체(159경기)에서 기록한 홈런 개수인 28개를 이미 뛰어 넘었다.
리그 전체로 봐도 푸홀스의 홈런포는 주목할 만하다. 푸홀스는 26일까지 팀 동료 마이크 트라웃과 함께 메이저리그(MLB) 홈런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현재 토드 프레지어(신시내티)와 브라이스 하퍼(워싱턴), J.D 마르티네스(디트로이트), 그리고 지안카를로 스탠튼(마이애미)이 27개로 그 뒤를 쫓고 있다. 홈런왕을 향해 달려가다 부상으로 빠져 있는 스탠튼의 사정이 감안된 순위라고도 볼 수 있지만 푸홀스는 엄연한 리그 홈런 공동 선두다.

2001년 세인트루이스에서 MLB에 데뷔한 푸홀스는 ‘천재 타자’로 명성을 날렸다. 2001년부터 에인절스 이적 첫 해인 2012년까지 무려 12년 연속 30홈런 이상을 기록했다. 이 12시즌 중 타율이 3할 아래로 떨어진 시즌은 단 2번(2011·2012)이었다. 그리고 2009년에는 47개, 2010년에는 42개로 2년 연속 내셔널리그 홈런왕에 오른 경력을 가지고 있다. 누구나 인정하는 리그 최고의 타자였다.
에인절스 이적 후 경력이 내리막을 걸었던 푸홀스는 올 시즌도 타율 측면에서는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하다. 통산 타율이 3할1푼5리, 통산 OPS(출루율+장타율)가 0.986에 이르는 푸홀스는 올 시즌 2할6푼1리의 타율과 0.866의 OPS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적어도 홈런, 그리고 홈런에 따라오는 타점(62타점)에서는 전성기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다. 현재 추세가 계속된다면 푸홀스의 48홈런, 그리고 103타점으로 시즌을 마감한다.
여러 정황을 종합하면 푸홀스의 신체적 능력이 전성기로 돌아온 것은 아니다. 선구안이 대단히 뛰어났던 타자인 푸홀스는 올 시즌 볼넷 비율이 7.6%에 그치고 있다. 이는 MLB 데뷔 이후 최저 수치였던 지난해(6.9%)를 살짝 앞서는 수치이고 13~16%를 기록했던 전성기에 비하면 절반에 머무는 기록이다. 그에 비해 삼진 비율은 11.3%까지 치솟았다. 타율이 말해주듯, 이제 더 이상 예전처럼 정교함과 파괴력을 모두 갖춘 푸홀스의 모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푸홀스는 올 시즌 빠른 공 대처 능력이 지난 2년에 비해 좋아졌다. 정확성을 포기하고 힘을 집중시키는 선택을 했다고도 볼 수 있다. 변화구에서의 약점에도 불구하고 홈런 레이스에서 힘을 내는 주된 이유다. 푸홀스는 올 시즌 29개의 홈런 중 15개를 포심패스트볼을 받아쳐 기록했다. 포심패스트볼 장타율은 6할8푼2리에 이른다.
또한 홈런 분석표를 보면 극단적으로 잡아 당기는 스윙을 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역시 장타에 더 신경을 쓰고 있을 것이라 추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를 종합하면 빠른 공을 잘 때렸던 예전 그 모습은 어느 정도 회복했다고 볼 수 있다. 변화구에 약점을 보이고 있는 푸홀스의 타율이 급격하게 치솟기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홈런포는 꾸준히 나올 것이라 예상할 수 있는 이유다. /skullboy@osen.co.kr
AFPBBNews = News1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