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주 없는 구원-홀드왕 레이스 대혼전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7.27 06: 02

다승·평균자책점 부문에서의 경쟁이 주목을 받고 있지만 정작 가장 치열한 1위 다툼은 불펜진에서 벌어지고 있다. 구원왕은 혼전 양상이다. 홀드왕도 아직은 판단이 이르다는 평가다.
전체 일정의 60% 남짓을 소화한 가운데 개인 타이틀 경쟁도 점점 흥미로워지고 있다. 시즌이 막판으로 갈 수록 기록을 쌓을 경기수 자체가 줄어든다. 이에 똑같은 하나의 기록이라도 시즌 초반과는 다른 가치를 지니기 마련이다. 투수 부문에서는 다승왕을 놓고 일대 혼전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불펜투수들의 명예인 세이브와 홀드 부문에서도 아직은 쉬이 승자를 점칠 수 없는 레이스가 벌어지고 있다.
우선 불펜의 꽃인 구원왕 부문은 시즌 막판까지 가봐야 승자가 드러날 전망이다. 지금도 워낙 촘촘히 줄을 서 있기 때문이다. 26일까지 구원 부문은 윤석민(KIA)과 임창민(NC)이 각각 18세이브로 공동 선두를 이루고 있다. 지난해 구원왕이자 구원 부문 3연패에 도전하는 손승락(넥센, 17세이브)이 그 뒤를 바짝 쫓고 있고 임창용(삼성, 16세이브) 또한 가시권에 자리하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미국 생활을 접고 한국에 돌아온 윤석민은 전업 마무리로 뛰고 있다. 다만 팀 사정상 1이닝 이상을 소화하는 경우가 많은 ‘신개념 마무리’로 봐야 한다. 5번의 패배를 당하는 등 완벽한 모습은 아니지만 일단 구원 부문 선두에 오르며 팀의 뒷문을 걸어잠그고 있다. 객관적인 전력이 강하지 않은 KIA로서는 잡을 경기는 확실히 잡고 가는 것이 효율적인 시즌 운영이다. 윤석민의 마무리 배치도 그런 뜻이 숨겨져 있는데 지금까지는 절반 이상의 성공이라는 평가다.
임창민은 신데렐라다. 당초 NC의 개막 마무리는 김진성이었다. 그러나 부상으로 이탈한 사이 임창민이 대체 소방수가 됐고 활약이 좋아 김진성이 돌아온 지금까지도 그 자리를 이어가고 있다. 임창민은 올 시즌 전까지 통산 세이브가 5개밖에 없었지만 이미 20세이브 고지를 바라보고 있다. 쟁쟁한 골리앗들을 꺾는 파란의 주인공이 될지 지켜볼 일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손승락 임창용에 더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세이브는 팀이 이겨야 주어지는 기록이다. 그런 측면에서 승리 기회가 더 많이 돌아올 상위권 팀 마무리가 유리할 수 있다. 임창민도 마찬가지 경우지만 경험 측면에서는 역시 손승락과 임창용이라는 ‘구관’들이 위다. 평균자책점에서도 두 선수는 2점대를 유지 중이다. 기회만 자주 온다면 세이브 페이스를 가파르게 끌어올릴 수도 있다.
홀드 부문은 안지만(삼성, 20홀드)이 시즌 초반부터 독주 체제를 갖추고 있다. 가장 강력한 경쟁 후보로 손꼽혔던 정우람(SK)이 10홀드를 기록한 뒤 전반기 중반 마무리로 보직을 바꾼 것도 호재다. 한 차례 부상으로 긴장하기는 했으나 안지만의 올 시즌은 비교적 무난하게 흘러가고 있는 모습이다. 최고 중간계투라는 이미지와는 달리 아직 홀드왕 경력은 없는 안지만으로서는 욕심을 내볼 법한 시즌이다. 다만 조상우(넥센, 16홀드)가 아직은 사정권에 있어 방심은 금물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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