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규·히메네스 부진’ LG, 답 없는 4번타자 문제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5.07.29 10: 20

5년 만에 겨우 찾은 4번 타자가 사라졌다. 대안으로 데려온 외국인타자는 시작만 화려하다. LG 트윈스가 다시 한 번 ‘4번 타자 문제’에 직면했다.
이미 해결된 일인 것 같았다. 양상문 감독은 지난해 8월초부터 이병규(7번, 32)를 붙박이 4번 타자로 기용했고, 이병규는 팀 내 최고 활약(타율 0.306 16홈런 87타점 OPS 0.956 WAR 4.50)을 펼쳤다. LG 코칭스태프는 2009시즌 로베르토 페타지니 이후 진정한 4번 타자를 얻었다고 좋아했다. 마치 사막에서 오아이스를 발견한 것처럼, LG 코치들의 목소리에는 기쁨이 가득했다.
그도 그럴 것이 LG 4번 타순은 항상 돌려막기 바쁜 자리였다. LG는 2010시즌부터 2014시즌까지 4번 타순에서 100경기 이상을 소화한 선수가 없다. 주인이 없는 만큼, 4번 타순의 생산력도 떨어졌다.

-최근 5년 LG 4번 타순 성적-
2010시즌: 타율 0.314(2위) 18홈런(7위) 93타점(5위) 최다출장 4번 타자: 이병규(9번, 60경기)
2011시즌: 타율 0.307(3위) 15홈런(8위) 76타점(7위) 최다출장 4번 타자: 박용택(86경기)   
2012시즌: 타율 0.301(2위) 13홈런(7위) 73타점(7위) 최다출장 4번 타자: 정성훈(94경기)
2013시즌: 타율 0.302(2위) 8홈런(9위) 73타점(8위) 최다출장 4번 타자: 정의윤(55경기)
2014시즌: 타율 0.278(9위) 15홈런(9위) 83타점(9위) 최다출장 4번 타자: 이병규(7번, 41경기)
지난해 LG는 4번 타순 성적에서 바닥을 찍었다. 그런데 이병규가 4번 타자로 시즌 전체를 소화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다. 개막전 4번 타자 조쉬벨이 4월 반짝에 그친 뒤 퇴출됐고, 7월에 대체자로 나선 브래드 스나이더도 해답이 아니었다. 이병규가 2015시즌 지난해 활약을 재현해주면 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이병규는 2015시즌 시작부터 삐끗했다. 목에 담이 오면서 개막전을 결장했고, 지금까지도 극심한 기복에 시달리고 있다. 날카롭던 선구안이 사라졌고, 삼진을 많이 당하는 타자(삼진 83개·리그 최다 4위) 중 한 명이 됐다. 꾸준히 홈런(12개)은 나오고 있으나 득점권 타율 1할7푼5리 35타점로 2014시즌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지난 26일 잠실 kt전에서 만루포를 폭발, 분위기 반전을 기대하게 했다가 옆구리 통증으로 다음날 엔트리서 제외되고 말았다. 이병규는 올 시즌 내내 옆구리 통증을 안고 있다.
이병규가 고전하자 양상문 감독은 외국인타자로 4번 타순을 메우려고 한다. 그러나 겨우 그라운드로 돌아온 한나한은 부상 재발로 퇴출, 미국으로 돌아갔다. 32경기서 타율 3할2푼7리 4홈런 22타점 OPS 0.923으로 맹타를 휘두른 한나한은 자신의 기량을 100% 발휘하지 못하고 LG를 떠났다.
한나한 대신 LG 유니폼을 입은 루이스 히메네스는 뜨거운 6월(10경기 타율 0.302 2홈런 10타점 OPS .830)을 만들었다가, 차디찬 7월(16경기 타율 0.200 2홈런 5타점 OPS 0.595)을 보내고 있다. 한나한이 보여주지 못했던 3루 수비와 주력은 뛰어나지만, 타격 능력은 천지차이다.
진짜 문제는 이제부터다. 이병규나 히메네스가 남은 경기서 반등하지 못하면, LG는 올 겨울 해외시장에서 또 3루 거포를 찾아야 한다. 2년 동안 실패한 일을 3년째 반복하게 된다. 대형 FA 영입을 생각해볼 수도 있으나, LG는 2008년 겨울 이후 특급 FA 영입에 성공한 적이 없다. 물론 과감하게 리빌딩 스위치를 눌러, 내년부터 양석환이나 강승호에게 3루를 맡길지도 모른다. 올 겨울 LG 구단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설지, 아니면 그동안 한 번도 하지 못했던 인내심을 통한 장기 프로젝트에 들어갈지 궁금하다. /drjose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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