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만하니 아프고...끝나지 않는 LG 4번 고민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07.31 10: 00

"(나)성용아, 진짜 4번 타자가 부담되냐."
LG 양상문 감독은 30일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 29일 경기의 4번 타자였던 나성용을 불러세웠다. 롯데와의 3연전 첫 날인 28일, 4번 타자였던 루이스 히메네스가 무안타로 침묵하자 양 감독은 29일 4번 타자로 나성용을 기용했다. 하지만 나성용 역시 4번 타자 자리에 들어가자 무안타에 그쳤다.
LG의 고민은 빈약한 공격력이다. 특히 팀타율 2할5푼6리로 9위에 그치고 있는데, 7월 한 달만 놓고 본다면 팀타율 2할4푼6리로 최하위다. 당연히 7월 득점도 72점으로 최하위, 득점 1위인 삼성(147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리고 팀 타선의 중심을 잡아줘야 할 4번 타자가 부족하다.

올해 LG는 4번 타자를 모두 6명 썼다. 시즌 전체 4번 타자 타율은 2할7푼2리로 리그 7위, 그래도 팀 타율 보다는 높았다. 그렇지만 4번 타자로 가장 많이 출전한 이병규(7)의 잦은 부상이 아쉽다. 이병규는 26일 kt전에서 만루포를 쳤지만 스윙 도중 옆구리에 담이 와서 또 1군에서 빠졌다.
6월 잭 한나한이 4번 자리에서 타율 2할9푼8리로 나쁘지 않았지만 3루수가 필요했던 LG는 한나한을 내보내고 히메네스를 영입했다. 그렇지만 히메네스는 현재 4번 자리에서 타율 2할3푼9리로 실망스러운 성적이다. 홈런 역시 단 4개 뿐이다. 결국 나성용까지 4번 타자로 출전했지만 별 재미를 보지 못한 LG다.
양 감독은 "타석에 들어가면 공 보고 공 치는데 바쁠텐데 4번 자리에 부담을 가져서 못 친다는 게 조금은 이해가 안 간다. 그렇게 4번 타자가 어렵나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우리도 안 맞으니 4번 타자를 여러 번 바꿨다. 타석에 가면 '4번 타자니까 힘있게 쳐야지'라는 생각조차 할 시간이 없을 것 같은데 타자들은 그게 쉽지 않은가보다"라며 입맛을 다셨다.
그래서 양 감독은 지나가던 나성용을 불러 세우더니 "(4번 타자가) 부담이 되냐"고 물었고, 나성용은 "부담 안 됩니다. 다음에 4번으로 또 나가면 그때는 치겠다"고 당당하게 밝혔다.
새롭게 4번 타자로 출전하는 선수들은 "4번 타자가 아니라 팀의 4번째 타자라는 생각으로 타격을 하겠다"고 종종 말한다. 뒤집어놓고 생각하면 이 말은 4번 자리가 선수에게 주는 중압감을 잘 설명한다고 볼 수 있다. LG의 4번 타자 고민, 올 시즌이 끝나기 전까지 답을 찾을 수 있을까. /cleanu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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