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쇼미더머니4', 번복 없었으면…논란 없었을까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5.08.02 08: 29

버벌진트·산이 팀의 Mnet '쇼미더머니4' 심사 번복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논란이었다. 다만, 한가지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야할 부분도 있어 보인다. 과연 번복과정 없이 한해가 붙고, 블랙넛이 떨어졌다면 논란이 없었을까-하는 점이다.
지난 31일 방송됐던 '쇼미더머니4' 6회에서는 한해와 블랙넛이 한 무대에 올랐다가 각각 합격과 불합격으로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가사를 실수했던 한해가 붙고, 블랙넛이 탈락한 부분에 대해서는 타 팀 프로듀서들과 출연자들, 그리고 시청자 모두를 의아하게 만들었다.
그도 그럴것이 앞서 '힙합계의 거장'으로 강력한 우승 후보로 손꼽혔던 피타입의 경우 한 번의 가사 실수로 인해 아깝게 탈락했던 점을 감안했을 때 분명 모두의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었던 장면이었다. 방송 당시에도 웹상과 SNS에는 실시간으로 이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글들이 상당했다.

결국 한해가 그대로 합격하고, 블랙넛이 탈락의 고배를 마신 채로 6회 방송이 종영됐다면 어쩌면 논란은 지금보다 더 뜨거웠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더욱이 한해는 현재 당시 합격·불합격의 권한을 쥐고 있던 버벌진트·산이 프로듀서 팀과 같은 소속사 식구이기도 했다.(피타입 역시 같은 소속사다)
때문에 오히려 이는 공정성과 함께 '제 식구 감싸기'로 비춰질 게 분명한 모양새였다. 이 역시 버벌진트·산이가 뒤늦게라도 자신들의 오판을 확실하게 인정하고, 이어질 비난을 십분 감수하더라도 심사결과 번복을 택한 이유였다. 어차피 자신들에게 쏟아질 비난 여론은 거스를 수 없었다.
'쇼미더머니4' 제작진은 이를 어쨌든 받아들였다. "프로듀서에 절대적인 권한을 위임했다. 누군가를 붙이고 떨어뜨리는 것에 제작진이 오히려 개입할 수 없는 게 룰"이라는 자신들의 입장을 거스를 수 없기 때문이다. 방송 다음날인 1일 '쇼미더머니' PD는 "프로듀서(버벌진트&산이)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고자 한다"는 공식입장을 밝혀 이같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제작진과는 별개로 버벌진트와 산이 역시 자신들의 SNS를 통해 번복에 대한 사과의 말을 직접 전했다. 버벌진트와 산이는 1일 오후 각자의 SNS를 통해 당시 번복과정에서의 솔직한 심경과 변명없는 사과로 실망한 많은 이들에게 고개를 숙여 죄송함을 표했다. 방송 직후 논란이 일고 난지 15시간 만에 이뤄진 발빠른 사과였다.
두 사람은 "팀별 음원미션에서 저희가 내린 첫 판단은 '쇼미더머니4'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순간부터 저희가 지키고자 했던 일관성에 어긋나는 것이었으며 고민 후에 뒤늦게 스스로의 모순을 지각하고 음원미션 심사결과를 번복하는 사태에까지 이르게 된 것에 대해 부끄럽고 죄송한 마음뿐이다"고 사과했다.
특히 "저희의 부족함으로 인해 피해봤을 지코, 팔로알토 팀의 멤버 모두, 그리고 한해와 블랙넛을 포함한 모든 출연진과 제작진, 시청자 분들께 사과드린다"며 "이 사안에 대해 사과드리지 않는다면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아 구차한 글을 남긴다.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로 자신의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모두에게 사과를 거듭하는 대목에서는 두 사람의 진정성이 묻어났다.
방송 후 버벌진트·산이는 그간 받지 않았던 비난들과 정면으로 직면했다. 그럼에도 그들의 번복을 마냥 비난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두 사람은 한해를 안고 갈 때 마주하게될 비난 여론과, 자신들의 오판을 깨끗하게 인정하고 결과를 번복했을 때 안게될 비난여론 중 그저 후자를 택했을 뿐이니깐. /gato@osen.co.kr
'쇼미더머니4'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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