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 ‘커리어 그랜드슬램’ 위업…브리티시 오픈 3수만에 LPGA 7번째 대기록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5.08.03 01: 55

박인비(27, KB금융그룹)가 마침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커리어 그랜드슬램’ 의 위업을 달성했다. LPGA 사상 7번째, 한국 선수 최초, 아시아 선수 최초의 대기록이다.
기간에 상관없이 4개의 메이저 대회를 석권해야 주어지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타이틀은 그 동안 LPGA 역사상 6번 밖에 없는 기록이며, 가장 최근의 ‘커리어 그랜드슬램’은 2003년 애니카 소랜스탐(스웨덴)이 달성한 이후 12년 동안 없었다.
박인비의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 도전은 이미 지난 2013년부터 진행 돼 왔다. 그 해 박인비는 3개의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 브리티시 오픈에서만 우승하면 한 시즌 안에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캘린더 그랜드슬램’에 오를 수 있었다.

하지만 박인비는 극도의 압박감에 대기록 달성을 다음 기회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 결국 박인비는 2013년 브리티시 오픈을 공동 42위로 마쳤고, 두 번째 도전인 2014년 브리티시 오픈에서는 4위에 올랐다.
세 번째 도전 무대인 2015년 브리티시 오픈에서 박인비의 컨디션은 마지막 최종 라운드에 맞혀져 있었다.
박인비는 한국시간 3일 새벽, 영국 스코틀랜드 트럼프 턴베리리조트(파 72)에서 계속 된 ‘2015 리코 위민스 브리티시 오픈’(총상금 300만 달러, 우승상금 45만 달러, 약 5억 2,700만 원) 마지막 4라운드에서 보기 2개, 버디 7개, 이글 1개로 7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역전 우승으로 일궜다. 이날의 우승으로 박인비는 LPGA 올 시즌 4승째, 개인 통산 16승째를 이뤘는데, 16승 중 7승을 메이저 대회에서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전날 3라운드를 5언더파 공동 5위로 마친 박인비는 마지막 라운드에서도 전반 7번홀에 가서야 컨디션을 최고조로 끌어 올리기 시작했다. 앞서 2, 3번 홀 연속 버디, 4, 5번 홀 연속 보기로 다시 출발선에 돌아온 박인비였다.
그러나 7번홀부터는 달랐다. 9번홀까지 3연속 버디를 낚아 올리며 ‘침묵의 암살’ 작전을 펼쳐 나갔다.
결정적 상황은 14번 홀에서 벌어졌다. 파5에서 투온에 성공한 박인비는 5미터 넘는 퍼팅에 성공하며 이글을 만들어 냈다.
반면 같은 시각, 12언더파로 단독 선두를 달리던 고진영(20, 넵스)은 13번 홀에서 보기를 범하고 말았다. 박인비와 고진영이 11언더파로 공동 선두가 되는 순간이었다.
여기서부터 둘의 운명은 엇갈려 나갔다. 박인비는 16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 12언더파, 단독 선두로 나선 반면, 고진영은 박인비가 이글을 잡은 14번 홀을 파로 막고 말았다. 급기야 고진영은 16번 홀에서 공을 개천에 빠뜨리며 더블 보기로 마무리해 9언더파로 명암이 갈렸다.
박인비는 경기 종료 후 JTBC와의 짧은 인터뷰에서 “너무나 꿈꿔왔던 목표를 이뤄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쁘고 기분이 좋다. 허리 상태도 안좋았고, 샷 컨디션도 안좋아 완벽한 컨디션이 아닌 조건에서 경기를 시작했는데 이것이 오히려 부담을 줄일 수 있게 했는지도 모르겠다. 2, 3번 홀 버디 2개하고 나서는 우승 가능성도 있겠구나 생각했다가 4, 5번 연속 보기 후에는 또 기회를 내년으로 미뤄야 하나 생각했다. 이후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 기분으로 임했는데 그게 좋은 결과로 연결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2015 브리티시 오픈’은 한국 선수들에게 의미 있는 선물을 던져주며 마무리 됐다. 박인비는 마침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이뤄냈고, 고진영은 해외에서 열린 LPGA 대회에, 그것도 메이저대회에 처음으로 출전해 단독 2위라는 큰 성과를 거뒀다. 유소연(25, 하나금융그룹)과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8)는 8언더파로 공동 3위에 오르는 등 4위까지의 선수들이 모두 한국 또는 한국계 선수로 채우는 성과를 올렸다.
또한 박인비의 우승으로 올 시즌 한국 여자 선수들이 LPGA 투어에서 올린 승수는 모두 12승이 돼 2006년과 2009년에 기록했던 11승을 넘어 신기록을 경신했다.
브리티시 오픈은 미국프로골프(LPGA)와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대회로 LPGA 투어 올 시즌 4번째 메이저대회이다. /100c@osen.co.kr
LPGA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대기록을 달성한 박인비의 브리티시 오픈 최종라운드 경기 장면.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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