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토종 좌완 최다승' 유희관, 신기록 행진 계속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8.05 05: 57

유희관(29, 두산 베어스)의 행진이 끝날 줄을 모른다. 두산 좌완 역사의 새로운 페이지들은 유희관의 이름으로 하나씩 채워지고 있다.
유희관은 지난 4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8이닝 4피안타 9탈삼진 1볼넷 무실점 호투했다. 화요일 선발이었기 때문에 일요일(9일 잠실 LG전)에 다시 던져야 해 무리하지 않았지만, 완봉에 도전했다면 시즌 두 번째 완봉승도 불가능은 아닌 상황이었다.
팀의 3-0 승리 속에 유희관은 자신의 한 경기 최다 탈삼진 신기록(9개)과 함께 시즌 14승(3패)째를 달성했다. 다승 공동 2위인 알프레도 피가로(삼성 라이온즈), 에릭 해커(NC 다이노스)에 2승 앞선 이 부문 선두. 평균자책점(3.25)도 리그 5위가 됐고, 141⅓이닝을 책임져 이 부문에선 리그 2위다. 선발 맞대결을 펼쳤던 이 부문 1위 조시 린드블럼(145이닝)보다 한 경기를 덜 치렀으니 실질적인 이닝 소화 능력에선 뒤질 것이 없다.

또한 OB 시절이던 1988년 윤석환이 기록한 13승과 타이를 이루고 있던 유희관은 1승을 추가해 두산의 프랜차이즈 좌완 한 시즌 최다승 기록도 갈아치웠다. 경기 후 유희관은 "탈삼진 기록은 의식하지 못했다. 경기 끝나고 알았다. 그것보다 팀 역대 좌완 최다승을 했다는 게 더욱 의미있다"며 구단 기록을 새로 쓴 것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앞으로는 유희관이 거두는 모든 승리가 신기록이 된다. 선발투수가 아니었던 1988년 윤석환의 경우 13승 3패를 거두는 동안 평균자책점이 2.08로 지금의 유희관보다 낮았고, 세이브도 14차례나 있었지만 그렇다 해서 유희관이 거둔 기록의 의미가 퇴색되지는 않는다. 이미 윤석환에 1승 앞선 유희관은 두산 토종 좌완투수로는 최초로 한 시즌 15승도 이룰 수 있고, 이를 넘어 20승에도 도전할 수 있다.
15승과 20승 사이에는 외국인 선수를 포함한 두산 좌완투수 한 시즌 최다승 기록도 걸려 있다. 2004년 개리 레스(17승 8패)가 쌓았던 높은 벽도 유희관 앞에서 허물어질 수 있다. 20승까지 가는 것은 분명 쉽지 않은 과제지만 지금까지의 승리 페이스를 보면 레스의 기록을 아래로 둘 가능성은 큰 편이다.
리그 최고의 이닝이터답게 두산 좌완투수 한 시즌 최다이닝도 자신의 것으로 만들 확률이 있다. 팀이 50경기를 남겨두고 있어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는다면 유희관은 10~11경기에 더 나오게 되는데, 61이닝을 보태면 2002년 레스의 202⅓이닝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올해 한 경기 평균 6.73이닝을 막아내는 유희관이라면 부상이 없을 경우 이를 충분히 추월 가능하다.
현재 탈삼진 96개인 유희관이 2002년 레스가 가지고 있는 두산 좌완의 한 시즌 최다 탈삼진(154개) 기록에까지 근접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이미 현재까지 보여준 것만으로도 두산에서 역대 최고의 시즌을 보낸 좌완 중 하나로 남기에는 충분하다. 이제 남은 일은 '정상급'이라는 세간의 평가를 넘어 정말로 '정상'에 오르는 것이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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