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남원의 연예산책]'암살' 최동훈이 왜 국가대표급 감독이냐고 묻거든..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5.08.22 09: 59

진격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적어도 최동훈 감독에게는 대적 불가한 거인이 아니다. 오히려 다윗의 골리앗처럼 자신을 더 빛나게 해줄 선전 도구로 쓰고 있다. 왜? '도둑들'에 이어 '암살'까지 쌍천만 대기록을 일궈낸 그가 영화 개봉 때마다 최강의 할리우드 대작들을 상대해 기선을 제압하고 대승을 거뒀기 때문이다.
최동훈 감독의 신작 '암살'은 비슷한 시기에 막을 올린 톰 크루즈의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에 압승을 거뒀다. 두 영화 개봉 전까지, 상당수 영화 관계자들은 'MI5'의 승리를 점쳤던 상황. 실제로 톰 크루즈가 나르는 비행기에 매달려가며 열혈 액션을 선보인 'MI5'는 전작들보다 훨씬 잘 나왔다는 평가 속에 전세계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이번에도 최동훈 감독의 한판 승. '암살'은 이번 주말동안 역대 최다관객 11위 '변호인'과 10위 '해운대'를 넘어설 정도로 흥행 질주를 계속하고 있다. 'MI5'도 큰 성공을 거뒀지만 최종 600만명을 넘어서는 수준에서 흥행을 마감할 것으로 보인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결과에 따르면 '암살'은 21일 하루 동안 10만 3424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3위를 기록했다. 누적관객수는 무려 1120만 8482명. 이로써 '암살'은 역대 한국영화 스코어 11위 '변호인' 1137만, 10위 '해운대' 1139만명과 각각 17만, 19만 차이만을 남겨놓은 상태다. 주말동안 동원될 관객수가 추가돼 이들을 넘어설 경우, 역대 한국영화 성적 중 10위권 진입이 가능하다.
당초 지난 달 22일 개봉한 '암살'은 일주일 뒤 출격한 '미션 임파서블:로그네이션'에 잠시 선두를 내주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이같은 흥행 경쟁 구도는 앞서 지난 2012년, '도둑들'을 들고 나왔던 당시와 여러 면에서 닮은 꼴이라 흥미를 더햇고.
그 해 여름, 김윤석-김혜수-전지현-이정재-김수현 등 톱스타들을 총출동시킨 최동훈 감독의 야심작 '도둑들'은 7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다크나이트 라이즈'와 일주일 차로 개봉해 예측불가 경쟁을 펼쳤다. 올해와 다른 건, '다크나이트 라이즈'가 '도둑들'보다 한 걸음 앞서 개봉했다는 것.
지구촌 곳곳에 고정팬들이 버티고 선 배트맨 시리즈의 피를 이어 받은 '다크나이트'가 한국판 '오션스 일레븐'이란 일부 비아냥까지 들었던 '도둑들'에 비해 훨씬 우세할 것이란 예상이 컸지만 결과는 180도 달랐다. '도둑들'은 최종 1298만여명, '다크나이트 라이즈'는 639만여명의 관객을 각각 끌어모으는 것으로 최종 승부를 마쳤다.
다만 우울한 히어로를 내세운 '다크나이트 라이즈'는 대중성 면에서 상대적으로 약한 점수를 받았다는 점에서 '미션 임파서블:로그네이션'과는 다르다. 오히려 '도둑들'이 서울을 넘어 지방 관객들의 열띤 지지를 얻는 등 전국구를 아우를 정도로 대중 흥행 요쇼가 가득한 작품이었다면 '암살'은 내용, 주제 면에서 그 보다 좀 더 무거워진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2012년 경쟁구도와는 반대의 색을 선보였다.
최동훈 감독의 '짜릿한' 외화 인연은 이뿐만 아니다. 앞서 김윤석-강동원 주연의 '전우치' 때는 첫 천만외화인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아바타'를 상대했던 바다. "이쯤되면 스포츠처럼 영화 분야의 국가 대표를 뽑는다면 최동훈이 그 자리에 오를 것"이라는 것이 영화기자들의 전언이다./mcgwire@osen.co.kr
[엔터테인먼트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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