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중근, 24일 엔트리 제외...선발투수 준비 시작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5.08.24 05: 59

LG 트윈스 좌투수 봉중근(35)이 본격적으로 선발투수 복귀 작업에 들어간다.
LG 구단 관계자는 지난 23일 잠실 넥센전이 끝난 후 “봉중근이 내일 엔트리에서 제외될 예정이다. 봉중근은 말소기간 동안 2군에서 선발 훈련을 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로써 봉중근은 2012시즌부터 시작한 마무리투수 커리어에 마침표를 찍었다. 물론 언젠가는 다시 마무리투수로 돌아올 수도 있으나, 적어도 올 시즌 더 이상 마무리투수 봉중근은 없을 듯하다. 앞으로 봉중근은 2군에서 이닝과 투구수를 늘려가며 선발투수의 몸을 만든다.

사실 봉중근의 선발투수 복귀는 이전부터 LG 내부적으로 제기되어왔다. 2014시즌이 끝난 후 봉중근은 자신의 보직과 관련해 차명석 수석코치와 면담을 했고, 당시 차 코치는 봉중근에게 일 년 더 마무리투수를 맡아달라고 이야기했다. 타고투저 시즌을 보내며 마무리투수로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던 봉중근이지만, 팀의 요구를 수용했다.
하지만 봉중근에게 2015시즌은 더 험난했고, 결국 시즌이 끝나기도 전에 마무리투수 자리를 떠나게 됐다. 봉중근은 3월 29일 개막 2연전 두 번째 경기에서 블론세이브를 범한 것을 시작으로 최악의 시즌 초반을 보냈다. 5월 들어 구위가 올라오긴 했으나, 평균자책점이 4점대로 떨어지기까지 세 달이 필요했다.
봉중근의 올 시즌 성적은 45경기 41이닝 5승 2패 15세이브 5블론세이브 평균자책점 4.61. 올해 세이브성공률 75%와 함께 마무리투수 완장을 내려놓았다. 2012시즌부터 마무리투수 4년 통산 성적은 190경기 189⅔이닝 15승 8패 109세이브 15블론세이브 세이브성공률 87.9% 평균자책점 2.42다.
어쩌면 봉중근은 이미 마음을 잡았을지도 모른다. 봉중근은 지난 20일 잠실 두산전에서 통산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세이브를 올린 뒤 선발투수 복귀에 대한 자신감을 전달했다. 당시 봉중근은 “원래부터 나는 선발투수였다. 지금도 충분히 한 경기에 길게 던질 수 있다”며 “마무리투수를 하게 된 것은 우리 팀에 마무리투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갑작스럽게 맡게 됐고, 그게 지금까지 오게 됐다. 내 보직은 시즌 후 감독님께서 결정하실 문제지만, 선발투수로 돌아가면 잘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봉중근은 2007시즌에 앞서 미국에서 한국으로 돌아왔고, 2011시즌까지 선발투수로 맹활약했다. 암흑기 LG의 유일한 희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1선발 에이스로서 존재감을 과시해왔다. 2007시즌부터 2011시즌까지 5년 동안 110경기(선발 등판 107경기) 665이닝 39승 38패 평균자책점 3.57을 기록. 특히 2008 베이징올림픽과 2009 WBC에선 한국팀의 마운드를 이끌며 각각 우승과 준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LG 상황을 봐도 봉중근의 선발투수 복귀는 플러스요인이 될 수 있다. LG는 올 시즌은 물론,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던 2013시즌과 2014시즌에도 선발진에 구멍이 났다. 2013시즌에는 벤자민 주키치가 부진했다. 2014시즌에는 에버렛 티포드와 신정락이 부상을 당해 시즌을 완주하지 못했다. 비록 2013시즌에 신재웅이 선발진 한 자리를 메웠고, 2014시즌에는 8월 중순부터 신정락이 복귀해 선발진이 안정감을 찾기는 했다. 그러나 시즌 내내 5인 로테이션이 꾸준히 돌아가지는 않았다.
올 시즌에는 더했다. 우규민과 류제국이 지난겨울 수술대에 오르면서 토종 선발투수 육성에 박차를 가했으나 큰 효과가 없다. 임지섭 장진용 임정우가 선발 등판했는데 이들 중 누구도 정답은 아니었다. 오히려 최근 3년의 공백을 극복하며 마운드에 오르고 있는 김광삼이 안정적이다. 만일 봉중근이 선발투수로서 일정 수준 이상의 기량을 뽐낸다면, LG 선발진은 이전보다 탄탄해질 수 있다.
문제는 누가 봉중근 대신 마무리투수가 되느냐다. 양상문 감독은 정찬헌을 차기 마무리투수로 낙점했는데, 정찬헌은 내년이나 돼야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 셋업맨 이동현에게 마무리투수 중책을 맡길 확률이 높은 상황. 그런데 이동현은 올 시즌 후 FA 자격을 얻는다. 이동현이 FA로 팀을 떠나버리면, 또 마무리투수를 찾아야 한다. 양 감독은 머릿속에 임정우까지 셋을 마무리투수 후보군에 넣어뒀다. 이미 리빌딩 스위치를 누른 LG가 봉중근의 선발복귀와 새로운 마무리투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주목된다.
한편 봉중근은 2016시즌 선발투수로 나서게 될 경우 목표에 대해 "이닝이터가 되어야 한다. 매 경기 이닝을 최대한 많이 가져가고 퀄리티스타트를 하도록 노력할 것이다"고 밝혔다. / drjose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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