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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스 흥분 사건의 재구성, 심판들의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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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창원, 이상학 기자] 한화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30)가 KBO리그 데뷔와 함께 최고로 평가받은 데에는 실력과 마음가짐에 있었다. 좀처럼 흥분하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하는 마인드 컨트롤이 돋보였다. 지난 22일 광주 KIA전에서 관중의 오물투척에 흥분한 이용규를 가라앉힌 것도 바로 로저스였다.

그런 로저스가 흥분했다. 분노를 감추지 못한 채 과격한 행동으로 이어졌다. 27일 마산 NC전에서 로저스는 6이닝 4피안타 3볼넷 9탈삼진 3실점으로 데뷔 첫 패전을 당했다. 5회까지 1피안타 무실점으로 위력을 떨쳤으나 6회에만 3실점하며 무너졌다. 이 과정에서 심판 판정에 흥분하며 급격하게 흔들렸다.

▲ 체크스윙 판정에 흥분
로저스는 6회말 2사까지 실점없이 안정감을 이어갔다. 2사 후 김준완과 풀카운트 승부에서 7구 슬라이더를 바깥쪽으로 던졌다. 김준완의 배트가 나오다가 멈췄고, 투수 로저스와 포수 조인성은 체크스윙 삼진을 확신하며 덕아웃으로 들어가려 했다. 그렇다면 로저스는 투구수 108개로 끊고 무실점으로 7회를 준비할 수 있었다.

그러나 3루심 권영철 심판원은 김준완의 체크스윙을 인정하지 않았다. 김준완은 볼넷으로 걸어 나갔다. 그러자 로저스가 흥분했다. 이미 투구수가 늘어난 상황에서 체크스윙 삼진이 아닌 볼넷이 되어버리자 맥이 풀렸다. 고함을 치며 분노를 표했다.

결국 로저스는 이종욱에게 좌중간 안타와 2루 도루를 허용하며 이어진 2·3루의 위기에서 조영훈에게 2타점 우전 적시타를 맞아 역전당했다. 로저스로서는 김준완의 체크스윙이 인정되지 않은 것이 두고두고 아쉬웠다. 타자와 승부가 아니라 판정으로 불이익을 받았다는 생각에 심리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 회심의 몸쪽 승부
로저스를 또 한 번 화나게 한 것은 6회말 2사 2루 나성범 타석이었다. 볼카운트 2-2에서 5구 151km 직구를 몸쪽으로 바짝 붙였다. 포수 조인성은 스트라이크를 자신하며 덕아웃으로 들어가는 동작을 취했으나 구심을 맡은 김익수 심판원의 손은 올라가지 않았다. 로저스도 잔뜩 화가 난 표정으로 마운드 주변을 한 바퀴 돌았다.

이날 경기 후 심판진에서는 당시의 상황에 대해 "타자 나성범이 타석에서 떨어져 있었고, 포수 조인성이 몸쪽으로 완전 붙어 있었다. 스트라이크존은 심판 고유 권한이고, 몸쪽 살짝 빠진 공이었다"고 밝혔다. 심판의 스타일에 따라 이 공이 스트라이크가 될 수 있지만 볼이 될 수도 있다.

결국 풀카운트로 몰린 로저스는 나성범에게 좌중간 펜스를 맞는 1타점 2루타를 맞고 추가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여기서 승부는 NC 쪽으로 넘어갔다. 스트라이크와 볼 판정 자체는 언제든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앞서 체크스윙 판정이 인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회심의 공마저 볼로 판정되자 로저스는 평정심을 완전하게 잃어버린 모습이었다.



▲ 로저스의 격분, 심판들의 반응
로저스는 나성범에게 적시 2루타를 맞은 뒤 구심을 맡은 김익수 심판원을 향해 두 번 삿대질하며 불만스런 제스처를 취했다. 김익수 심판원이 마운드를 향하자 포수 조인성과 또 다른 심판들이 말렸다. 한화 통역원이 올라와 상황을 해명해 별다른 주의나 퇴장 조치 없어 넘어갈 수 있었다. 이유야 어떻든 심판에게 불손한 행위를 하는 선수는 퇴장이 불가피하다. 

이날 심판진은 "로저스가 이전 상황부터 계속 불만을 나타내다 안타를 맞고 흥분했다. 혼자서 스페인어로 이야기했을 뿐 욕설은 듣지 못했다. 경기가 안 풀릴 때에는 마운드에서 불만을 표현할 수 있다. 만약 우리가 알아듣는 욕설이라면 주의 또는 퇴장 조치를 취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로저스의 행동이 아슬아슬했지만 위험한 선까지는 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두 번의 판정으로 로저스는 좋은 흐름이 깨졌고, 이닝을 마치고 덕아웃에 들어간 뒤에도 글러브를 집어던지며 격분했다. 로저스는 메이저리그 시절에도 심리적으로 흔들릴 때에는 모자를 자주 벗거나 두 팔을 들어 올리는 불필요한 동작이 많았다. 이날 심판 판정에 흔들리며 좋지 않을 때 모습을 노출한 것도 로저스에겐 마이너스 요소였다. /waw@osen.co.kr
 
<사진> 창원=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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