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석의 기적과 감동 "이젠 못할 것 없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8.29 05: 57

"나에게도 만루 홈런이라는 기적이 왔다. 나도 이젠 못할 게 없다".
한화 외야수 정현석(31)이 또 한 번 감동 드라마를 썼다. 정현석은 28일 마산 NC전에서 7회초 결승 만루홈런을 쏘아 올렸다. 위암을 딛고 복귀한 올 시즌 첫 홈런이자 데뷔 첫 만루포가 결정적 순간에 터진 것이다. 병마를 이겨 성공적으로 복귀한 것만으로도 감동을 선사했는데 이번에는 만루홈런을 기적을 쐈다.
정현석은 이날 전까지 복귀 후 18경기에서 21개의 안타를 때렸지만 대부분 단타였다. 2루타 4개를 제외한 나머지 17개의 안타가 단타. 위암 진단을 받기 전보다 체중이 8kg 이상 빠졌고, 스윙 자체가 콤팩트해지며 정교함이 향상된 결과였다. 대부분 밀어치는 타구가 많아져 홈런을 기대하기 어려운 타격이었다.

하지만 이날 정현석은 보란 듯 홈런으로 장타 실종 우려를 씻어냈다. 최근 페이스가 가장 좋은 NC 셋업맨 최금강과 맞대결에서 풀카운트 승부를 벌였다. 8구 142km 투심 패스트볼을 힘껏 밀어 쳤고, 완만한 포물선을 그린 타구는 쭉쭉 뻗어나가 우측 담장을 넘겼다. 정현석은 1루를 지나서야 오른팔을 번쩍 들어올렸다.
경기 후 정현석은 "맞는 순간 홈런인지 아웃인지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저 공만 바라봤는데 우익수 (나)성범이가 펜스 앞에서 글러브를 내리는 것을 봤다. 그제야 넘어갔구나 싶었다"며 "타이밍이 빨라 중심이동이 급했는데 투스트라이크 이후 오히려 마음 편하게 중심에 맞히자는 생각으로 하니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데뷔 첫 그랜드슬램의 기쁨을 만끽한 정현석은 "내게도 만루 홈런이라는 기적이 올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정말로 이제는 못할 것 없다는 생각과 믿음을 갖고 있다"며 "항상 팬들께 내가 더 많이 감동을 받고 눈물이 난다.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빚지고 있는 기분이다. 늘 팬들께 보답하고 싶은 마음뿐이다"고 속마음을 밝혔다.
정현석은 외야수 이용규, 제이크 폭스의 부상 복귀 이후 선발-주전을 분주히 오가고 있다. 그는 "그것도 저에게 주어진 역할이다. 그 상황에 맞춰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이 숙제다"며 "이젠 정말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 겉으로만 보탬이 되는 게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로 뒤를 받쳐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굳은 각오를 보였다.
위암이라는 무서운 병마를 딛고 그라운드로 건강히 돌아온 정현석에게 두려움은 없다. 첫 만루 홈런도 쳤듯 앞으로 어떠한 것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정현석의 기적과 감동의 야구는 이제 시작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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