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타석이 소중한 '근성맨' 박건우가 뜬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8.30 05: 52

박건우(25, 두산 베어스)는 올해 두산 야수진에서 부쩍 성장세를 보인 선수 중 하나다. 입단 당시부터 컸던 팀의 기대에 조금씩 부응하고 있는 중이다.
올해 52경기에 출전한 박건우의 성적은 타율 3할2푼7리, 4홈런 17타점이다. 좌투수 위주로 상대하며 아직 115타석밖에 소화하지 않았지만, OPS가 .913으로 뛰어나다. 다소 제한된 기회 속에서도 3안타 경기가 네 번이나 있었을 정도로 선발 출장했을 때는 확실한 타격을 보여준다.
사실 곱상한 외모 때문에 잘 드러나지 않고 묻혀 있지만, 박건우의 가장 큰 무기는 성실함이다. 최근 좋은 모습을 보이는 비결에 대해 그는 "항상 야구장에 제일 빨리 나온다. 운동도 남들보다 많이 하는 편이다. 하지만 그렇게 안 보는 분들도 계신 것 같다. 프로선수는 한 만큼 평가를 받는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하고 있다"고 차분히 말했다.

현재의 소중함, 그리고 한 타석의 절실함도 잘 안다. "아직 (야구를) 오래 하지는 않았지만 초심이 많이 남아 있다. 올해만 퓨처스리그를 세 번이나 갔다. 지금 1군에 있는 것만 해도 좋다. 경기 중에도 형들이 타격하는 것을 보고 내려가서 배팅 연습을 한 적도 있다"고 박건우는 말을 이었다.
최근에는 선발 기회도 종종 있지만, 선발로 나와도 금방 기회를 잃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더욱 집중한다. 박건우는 "첫 타석에 안타를 치고 못 치는 것에 따라 차이가 크다. 주전이 아니라 안타가 안 나오면 (교체될까봐) 불안하다. 다른 외야수가 빠지면 선발 출장하는데, 한 두 타석 정도 못 치면 교체될 것 같다는 불안감이 있다"는 말로 항상 긴장을 유지하고 있음을 언급했다.
그래서 몸이 좋지 않은 가운데서도 통증을 참고 뛰는 투혼까지 발휘하고 있다. 박건우는 "사실 (우측 옆구리) 상태가 좋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내려가면 자리를 빼앗길 것 같아서 통증이 심했지만 주사를 맞으면서 버텼다"고 밝혔다. 지난 7일 잠실 넥센전에서 옆구리 통증으로 빠지면서 아프다는 사실이 알려졌지만, 이 경기 이전까지 박건우는 자신의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을 알리지 말아달라고 말했을 만큼 근성 있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박건우의 근성은 김태형 감독도 잘 안다. 김 감독은 지난 29일 잠실 한화전을 앞두고 "박건우는 내가 강하게 이야기해도 주눅드는 스타일이 아니다. 손목 힘도 강하고 좋은 것을 많이 가지고 있는 선수다"라고 칭찬했다. 물론 박건우는 "아직까지 감독님이 무섭다. 뭔가 말씀하시면 어디를 쳐다봐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해 김 감독과는 조금 다른 견해를 보이며 살짝 웃기도 했다.
이번 시즌 목표라고 했던 포스트시즌 엔트리 진입이 조금씩 눈앞에 다가오고 있지만, 박건우는 아직 멀었다고 말한다. "아직도 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안타를 쳐도 어떻게 쳤는지 잘 모른다. 포스트시즌 엔트리에도 아직 내 자리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언젠가 팀이 우승할 때 내 이름도 같이 올라가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며 박건우는 우승의 순간에 꼭 함께하고 싶다는 바람도 숨기지 않았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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