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아이돌치고는 잘해' 사라졌다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5.09.02 15: 46

'쇼미더머니' ·'복면가왕' 등 예능프로그램, 재능있는 아이돌 부각
아이돌 자작곡 느는 추세
'아이돌치고는..' 편견 사라져

이제는 어지간한 아이돌이 웬만한 언더 가수보다 고생을 덜했다고 말 할 수 없다. 혹독한 연습생 시절을 거치며 어릴 때부터 프로페셔널하게 키워진 아이돌들이 이제는 대중 문화계의 중심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아이돌치고는 연기 잘 한다'란 소리가 연기가 전업이 아닌 아이돌에게는 칭찬일 수 있지만, 전업인 음악을 두고 하는 말일 경우는 어느 정도의 비판적 시각이 담겨져 있다. 아이돌치고는 가창력이 있다, 아이돌치고는 랩을 잘 한다 등. 
예전에는 그룹을 '급조'하는 것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소위 비주얼만 보고 단기간에 만들어진 아이돌이 인기를 얻는 시대는 지났다. 그로인해 아이돌은 실력이 부족하다는 편견이 점점 벗겨지고 있는 추세인데, 최근 방송들은 이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모습이다.
현재 방송중인 MBC '일밤-복면가왕'(이하 복면가왕)은 사실상 아이돌이 큰 수혜자인 프로그램. '복면가왕'으로 가창력을 인정받는 케이스가 잇따르고 있는데 에프엑스 루나를 시작으로 EXID 솔지, B1A4 산들, 애프터스쿨 출신 가희, 에이핑크 정은지, 멜로디데이 여은, 그리고 최근 엑소 첸 등이 그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복면을 쓰고야 사람들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져 탈 아이돌급 보컬로 인정받았던 바다. '복면가왕'에서 자주 등장하는 '아이돌이라면 사건이다'란 말은 사실 아이돌에 대한 편견을 그대로 나타낸다. 
스스로 창조됐다기 보다는 '만들어졌다'는 이미지가 강한 댄스형 아이돌은 실제로 오랜 연습생 시절을 거쳐 실력을 쌓은 경우라 하더라도 일단 편견에 휩싸이기 쉽다. 그렇기에 '편견'을 벗으니 목소리가 들린다는 캐치프레이즈를 가진 이 프로그램에 잘 맞는 옷일 수 밖에 없다. '노래를 잘 하는데 춤 까지 잘 추는 가수들'이라고 인정 할 만하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엠넷 '쇼미더머니4'는 아이돌 래퍼를 재검증했다. 지난 해 바비가 YG엔터테인먼트 연습생 신분으로 참여해 우승을 거두며 아이돌에 대한 색안경을 벗게 만들었다면 올해는 위너 송민호를 통해 아이돌에 대한 본격 재검증이 이뤄졌다.
바비로 인해 한결 부담감을 안고 시작한 송민호는 수준급 래핑 실력과 더불어 연습생으로 쌓은 무대 퍼포먼스와 장악력으로 준우승을 차지했다. 대형 기획사 아이돌 래퍼의 상징처럼 돼 프로그램 내에서 다른 래퍼들의 공격을 받았지만 사실 송민호의 경우는 처음부터 실력이 문제가 됐다기 보다는 '잘 나가는 회사의 아이돌'이란 판을 깨야 했다. 어쨌든 그는 '얼마나 잘하는 지 보여줘'란 날카로운 시선에 부응하며 아이돌 래퍼 송민호가 아닌 그냥 래퍼 미노로서 인정받았다. 
더불어 블락비 지코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다시금 작곡과 프로듀싱 능력을 과시했고, AOMG팀 프로듀서로 나선 박재범은 곡 '온잇보스'에서 "아이돌 래퍼들은 감사해 내가 길을 터줬어"라며 아이돌 출신이지만 이제는 힙합신 대표 래퍼로 인정받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설명한다. 
아이돌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듯 보였던 싱어송라이터 부분에도 아이돌들의 접근을 막을 수 없다. 몇몇 작곡가들의 독점이나 과부하 현상이 문제점으로 지적받는 현 가요계에서 직접 곡을 만들고 부르는 아이돌에 대한 육성은 더욱 필요해보인다.
이에 큰 기여를 한 이는 빅뱅 지드래곤이다. 곡을 만드는 아이돌로 아이돌계의 서태지가 된 지드래곤은 아이돌도 아티스트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JYJ  김재중, 비스트 용준형, 샤이니 종현, 블락비 지코, 씨엔블루 정용화와 이종현, B1A4  진영, 빅스 라비, B.A.P  방용국, 아이콘 비아이, 원더걸스 예은 등이 싱어송라이터 아이돌들이다. 이제는 한 팀에 한 명 정도는 자작곡 능력이 있는 멤버가 들어가 있는 모습. 한 가요 관계자는 "연습생 시절부터 아예 작곡, 작사, 편곡 등 곡을 만드는 부분에 대한 교육을 시키는데, 그 부분에 흥미를 갖고 재능을 보이는 아이들에 대한 지원이 이뤄진다"라고 전했다. 자작곡 훈련과 정기적인 심사를 받으며 그 능력을 인정받은 멤버는 점차 프로듀서 역할도 겸하게 된다. 이제는 소위 '언더부심'을 부리는 것이 촌스러운 일인지도 모르겠다./ nyc@osen.co.kr
'복면가왕' 캡처, 엠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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