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A매체 데뷔골을 뽑은 석현준(24, 비토리아)이 슈틸리케 감독에게 강한 인상을 심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3일 오후 8시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벌어진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2차전에서 손흥민의 해트트릭을 포함, 라오스를 8-0으로 물리쳤다. 2연승을 달린 한국은 승점 6점으로 G조 선두로 올라섰다.
한국은 전반전 이청용, 손흥민, 권창훈의 연속골이 터져 일찌감치 3-0으로 달아났다. 후반 12분 원톱으로 나선 석현준까지 A매치 데뷔골을 기록했다. 사실상 한국의 승리에 쐐기를 박은 득점이었다. 감격에 젖은 석현준은 무릎을 꿇고 하늘을 응시하는 골 세리머니를 펼쳤다. 유럽에서 활약에도 불구 대표팀과 인연이 없었던 석현준이 지난 세월을 보상받는 순간이었다.
득점이 터지자 슈틸리케 감독은 주저 없이 석현준을 빼고 황의조를 투입했다. 원톱감인 두 선수를 고르게 실험하려는 의도였다. 황의조는 처음 나선 A매치에서 에이스를 상징하는 10번을 달고 경기에 임했다.
황의조는 투입과 동시에 과감한 슈팅을 때리며 깊은 인상을 심었다. 황의조는 후반 27분 손흥민이 우측에서 올려준 공을 그대로 발리슛으로 연결했다. 강력한 슈팅은 골대 옆 그물을 맞고 빗나갔다. 황의조는 후반 33분 골키퍼와 다시 한 번 맞섰다. 하지만 마음이 앞섰다. 황의조의 슈팅은 이번에도 너무 강했다.
해트트릭의 손흥민, 3도움의 홍철, 멀티골의 권창훈, A매치 데뷔골 석현준 등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선수가 넘쳤다. 황의조와 권순태의 국가대표 데뷔전은 상대적으로 조용히 끝났다.
슈틸리케 감독은 석현준과 황의조의 경기를 어떻게 봤을까. 그는 “석현준과 황의조 둘 다 만족한다. 다른 성향의 공격수다. 석현준은 좀 더 세밀한 움직임이 낫다. 황의조는 피지컬과 힘을 이용해 강하게 들어가는 스타일의 공격수다. 황의조는 충분히 이기고 있을 때 들어가서 편하게 플레이했다”며 어느 한 선수에게 점수를 몰아주지 않았다.
두 선수의 경쟁은 끝나지 않았다. 슈틸리케호는 오는 8일 레바논 원정경기를 앞두고 있다. 한국은 역대 베이루트 원정경기서 1승2무1패로 결코 쉽지 않은 경기를 했다. 라오스전과 달리 한 골차 승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데뷔골을 터트린 석현준이지만 안심할 수 없다. 황의조에게도 아직 기회가 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