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톡톡]‘사도’, 아카데미 출품이 가능했던 이유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5.09.04 09: 27

 좀처럼 빈틈이 없는 영화다. 역사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 한 철저한 고증, 그 안에서 우리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 연출, 극을 이끄는 배우들의 열연까지. 영화 ‘사도’는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특히 한국의 멋을 표현하는데 일가견이 있는 이준익 감독이 메카폰을 잡아 화려하면서도 절제된 한국적인 아름다움이 제대로 살아났다. 여기에 아버지와 아들, 그리고 가족의 이야기를 조명하면서 뭉클한 감동과 공감까지 잡아내는데 성공을 거뒀다.
이에 ‘아카데미 출품’이 가능했다. 한국 역사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다가 외국인들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를 바탕으로 2016년 2월 28일 개최되는 제88회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외국어 영화부문 한국 출품작으로 선정됐다. 

영화는 어떤 순간에도 왕이어야 했던 아버지 ‘영조’와 단 한 순간이라도 아들이고 싶었던 세자 ‘사도’, 역사에 기록된 비극적인 가족사를 담고 있다.
이준익 감독은 역사를 다시 보며 그 안에서 우리의 이야기를 찾고자했다. 이에 철저한 고증을 통해 역사를 정통하는 이야기를 전했고, 그 안에서 배우들은 집중도 높은 감정 연기로 우리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왔다. 모두가 아는 역사 '사도'는 그렇게 우리의 이야기로 재탄생했다. 이준익 감독은 앞서 열린 시사회 현장에서 “내 아버지와 내 할아버지와 빗대어 봐도 유사한 부분이 있을 것이다. 관객과 그런 이야기를 공유하고 싶었다. 모두가 아는 이야기를 찍은 이유가 여기 있다”고 밝힌 바다.
감독의 의도를 주문 이상으로 스크린에 풀어 놓는 배우들의 능력도 이 영화가 빛나는데 한 몫 단단히 했다. 아들을 뒤주에 가둬 죽일 수밖에 없었던 비극의 군왕 영조를 연기한 송강호는 아버지와 한 나라의 군왕을 오가는 복잡 미묘한 감정을 집중도 높은 연기로 그려내면서 인물을 입체적으로 표현한다. 그와 맞서는 사도세자, 유아인의 연기도 훌륭하다. 자신에게 가해지는 압박으로 인해 조금씩 변화하고 결국에는 미쳐가는 과정을 세밀하게 그려내면서 관객의 몰입을 돕는다.
여기에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극대화시킨 영상미와 판소리 느낌의 배경음악, 사도가 뒤주에 갇힌 8일을 그리다가 페이드아웃을 통해 시점을 이동, 스토리를 병렬식으로 나열한 세련된 연출 등이 보는 재미를 극대화 시킨다.
1929년부터 시작된 미국 최대의 영화상인 아카데미영화상에서 한국 대표로 출품할 가치가 충분이 있는 영화다. 
한편 영화 '사도'는 오는 9월 16일 개봉 예정이다./joonamana@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