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관과 오타니가 붙는다면? 30km차 즐거운 상상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9.05 06: 03

극과 극의 대결. 어쩌면 상상이 현실이 될지 모른다.
2개월 여 뒤인 11월 8일에 있을 프리미어12 개막전은 벌써부터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이 경기는 한일전이라는 특수성과 더불어 극과 극의 선발 맞대결이 펼쳐질지 모른다는 기대감도 낳고 있다. 주인공은 바로 유희관(29, 두산 베어스)과 오타니 쇼헤이(21, 니혼햄 파이터스)다.
우선 오타니는 프리미어12 개막전인 한국과의 경기에 선발로 나올 것이 유력한 상황이다. 오타니는 지난 4일까지 13승 4패(승률 .765), 평균자책점 2.09, 167탈삼진으로 퍼시픽리그 다승과 승률, 평균자책점, 탈삼진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어 4관왕 달성도 가능하다.

이번 대표팀을 위해 상대 국가들의 전력분석을 맡고 있는 김시진 전력분석팀장은 대회 개막전 일본 선발로 오타니를 예상했다. 프리미어 12 개막전은 삿포로돔에서 열리는데, 오타니에게는 홈 구장이기 때문에 일본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고 던질 수 있다는 이점도 갖는다.
한국은 오는 8일 기술위원회를 열어 예비엔트리 45인을 확정하기로 한 단계라 아직 일본전 선발까지 정할 겨를은 없었다. 그러나 리그 정상급 활약상을 보이고 있는 유희관은 충분히 후보가 될 수 있는 카드다. 유희관은 17승 4패, 평균자책점 3.08로 다승 선두이자 평균자책점 3위다.
유희관은 프로 입단 후 국가대표 정예멤버가 출전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나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경험은 없다. 그래서 이번 프리미어12에 대한 흥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대표팀에 뽑힐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나라 선수들과 상대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하기는 하다"는 것이 평소 그의 반응이다.
두 투수가 맞붙는다면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흥미로운 그림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오타니는 이번 시즌 최고 구속 161km을 찍었다. 포심 패스트볼은 150km대 중~후반을 꾸준히 넘나들고, 포크볼이 140km를 넘긴다. 반면 유희관은 포심 패스트볼 구속이 130km대 초반이고, 120km대 후반일 때도 많다. 빠른 볼의 구속이 약 30km 차이가 나는 두 투수의 재미있는 대결이다.
오타니에 비해 공은 30km 가까이 느리지만, 유희관은 두뇌를 이용해 타자의 심리를 역이용하는 피칭 능력이 있다. 일본 타자들이 타석에서 고개를 갸우뚱하는 장면도 그려볼 수 있다. 시즌 중반까지 1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기도 했던 에이스 양현종(KIA), 국제대회 경험이 풍부한 김광현(SK) 등도 있지만, 예상대로 일본에서 오타니가 나올 경우 한국이 유희관을 내세운다면 누구도 본 적 없는 승부가 현실이 된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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