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강 탈락’ 한국농구, 누가 돌을 던지랴?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5.10.01 17: 10

예견된 결과였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김동광 감독이 이끄는 남자농구대표팀은 1일 오후 중국 후난성 장사시 다윤 시티아레나에서 벌어진 2015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 8강전에서 ‘아시아 챔피언’ 이란에게 62-75로 대패를 당했다. 이번 대회 우승팀은 2016 리우올림픽에 직행한다. 2~4위 3팀은 올림픽 최종예선 진출권을 얻는다.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 후 20년 만에 올림픽 진출을 노렸던 한국농구의 꿈은 그대로 꺾였다.
지난해 한국농구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서 최초 남녀동반우승이란 쾌거를 거뒀다. 하지만 반짝성과였다. 이후 남자농구대표팀은 충분한 지원을 얻지 못했다. 유재학 전 감독이 물러나면서 대표팀 감독은 공석이 됐다. 공개모집을 했으나 단 한 명이 지원했다. 이마저 부적격 인물이었다. 결국 대회를 두 달도 남기지 않고 김동광 감독이 선임됐다.

훈련과정도 매끄러운 부분이 하나도 없었다. 국내서 연습상대를 구하지 못했다. 상무나 프로팀 또는 한국으로 전지훈련을 온 대만대표팀이 상대였다. 지난해 뉴질랜드 대표팀과 원정경기를 했던 부분과 비교된다. 해외전지훈련은 대만 존스컵 출전으로 대신했다. 그마저도 경비가 없어 충분한 선수들을 데리고 가서 테스트하지 못했다.
중국 현지에서도 문제가 많았다. 지원이 열악해 선수들은 대회초반 손빨래를 했다. 경기당일 식사는 한식 도시락으로 해결했다. 중국의 텃세도 심했다. 연습구장도 제 때 제공하지 않고, 경기영상도 주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 자체가 신기한 노릇이었다.
아시아선수권 8강 탈락으로 한국은 뼈저린 교훈을 얻었다. 과감한 투자 없이는 당연히 좋은 결과도 없다는 것. 지원도 하지 않고 좋은 성적을 바라는 것은 ‘도둑놈 심보’다. 이제부터라도 한국농구는 체계적인 대표팀 지원시스템과 재원마련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장사(중국)=서정환 기자 jasonseo34@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