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리그행' 송은범, 송진우-박정진처럼 부활?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10.05 06: 03

일본 교육리그는 실전 경험이 부족한 어린 선수들 위주로 구성된다. 베테랑 선수들은 잘 가지 않고 휴식을 취하기 마련. 그래서 한화 우완 투수 송은범(31)의 교육리그행은 눈길을 끌 수밖에 없다. 
한화는 지난 4일 코칭스태프 9명과 선수 34명으로 구성된 선수단이 일본 미야자키 피닉스 교육리그를 위해 떠났다. 페넌트레이스가 종료된 다음날 주요 1군 선수들도 함께 비행기에 탑승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송은범으로 포수 허도환, 외야수 이성열과 함께 교육리그 멤버 중 최고참이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일찌감치 송은범을 교육리그 명단에 포함시켰고, 송은범 역시 강한 의지를 보이며 동의했다. FA 이적 첫 해였던 올 시즌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한 그로서는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야 했다. 어린 선수들 위주로 꾸려지는 교육리그이지만, 마음 놓고 이것저것 연습할 수 있는 기간이다. 

역대 한화 투수들을 보면 교육리그에서 반등의 계기를 마련한 투수들이 적지 않았다. 가장 대표적인 투수가 영구결번 된 레전드 송진우. 1997~1998년 2년 연속 6승에 그치며 하락세를 탄 송진우는 1998년 시즌을 마친 뒤 미국 애리조나 교육리그에 참가했다. 당시 그의 나이 만 32세였다. 
애리조나 교육리그에서 송진우는 '제프'라는 이름의 외국인 투수코치에게 서클체인지업을 배웠고, 야구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했다. 1999년 송진우는 새로운 체인지업을 적극 활용하며 15승 투수로 화려하게 부활했고, 한화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의 주역이 됐다. 훗날 송진우는 "당시 타자들이 '네 공이 치기 쉽고 뻔히 보인다'고 말해 좌절했지만 미국 교육리그에서 배운 체인지업이 전환점이 됐다"고 회상했다. 
올 시즌 불꽃투혼을 태운 박정진도 교육리그에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2009년 시즌을 마친 뒤 방출 선수 명단에 있었지만 당시 한대화 신임감독의 요청으로 팀에 잔류했다. 그 대신 곧장 일본 교육리그에 참가했다. 당시 그의 나이 만 33세 베테랑이었지만 더 이상 물러설 데가 없었다. 
박정진은 "나이가 많다고 해서 대충하지 않았다. 어린 선수들과 똑같이 훈련하고 땀 흘렸다. 선수 생활을 관둬야 하니 말아야 하나 고민했는데 교육리그에서 마음 비우고 훈련에만 집중했다. 성준 당시 투수코치님과 1대1로 투구 폼을 교정한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2010년부터 박정진은 한화 불펜의 핵심으로 뒤늦게 전성기를 열었고, 마흔이 된 지금까지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송은범 역시 냉정하게 볼 때 벼랑 끝이다. 최근 3년 연속 부진이 계속 되고 있다. 올해 33경기 2승9패4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7.04. 시즌 막판 구원으로 반등 가능성을 보였지만 이걸로 부족하다. 교육리그를 통해 송진우와 박정진처럼 화려하게 부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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