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정규리그]6번의 트레이드, 시즌 판도를 바꿔놨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10.07 06: 00

2015 시즌 KBO리그에서는 트레이드가 어느 해보다 활발했다. 6차례나 있었던 트레이드를 통해 31명의 선수가 유니폼을 바꿔 입었고, 이 결정들은 리그 전체의 지도를 바꾸는 태풍이 되기도 했다.
한 번에 6명 이상이 팀을 옮긴 트레이드가 3번이나 있었다. 그만큼 시즌 중에 일어나기 힘든 대형 트레이드가 많았다. 그 중심에는 신생팀 kt와 함께 한화, LG가 있었다. kt는 6건의 트레이드 중 세 건에 뛰어들었고, 한화와 LG도 두 번이나 과감하게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시즌 첫 트레이드는 한화와 넥센이 주도했다. 포수가 필요했던 한화는 우완투수 양훈을 내주고 허도환과 이성열을 영입했다. 한화는 초반 순위경쟁에서 도움을 받았고, 양훈을 기다려준 넥센은 후반부에 결실을 거두며 가다올 포스트시즌, 그리고 다음 시즌에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투수를 얻었다.

kt의 첫 트레이드는 큰 임팩트를 남기지 못했다. 하지만 이후 있을 거래들을 촉진했다. 시즌 초 힘은 싸움을 하며 꼴찌로 처진 kt는 개막 후 한 달도 지나지 않은 4월 20일에 유망주 우완투수 이준형을 LG에 내주고 즉시에 활용할 수 있는 박용근과 윤요섭을 데려왔다. 물론 이들의 영입으로 kt가 한 번에 반등에 성공한 것은 아니다. 젊은 이준형의 경우 좀 더 오랜 기간 동안 지켜볼 필요가 있다.
얼마 뒤인 5월 2일, kt는 롯데와 빅딜을 성사시켰다. 팀의 미래라던 박세웅을 비롯해 이성민, 안중열, 조현우를 보내고 안방 보강을 위해 장성우, 윤여운, 최대성, 이창진, 하준호를 받았다. 처음에는 비난을 면하지 못했지만, 장성우가 안방을 차지한 이후 kt는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며 성적이 향상되기 시작했다. 외야수 하준호도 제법 자리를 잡았다. 롯데는 미래의 에이스와 유용한 불펜투수, 백업 포수를 한 번에 만들었다. 이번 시즌 리그 흐름을 바꾼 주요 트레이드 중 하나다.
KIA와 한화도 대형 트레이드에 가세했다. 5월 6일 KIA는 한화의 좌완 유망주 유창식과 베테랑 우완 김광수, 오준혁, 노수광을 받는 대가로 좌완 임준섭과 장신의 우완 박성호, 대타요원으로 쏠쏠한 이종환을 내줬다. 이번 시즌 큰 임팩트를 남기지는 못했지만 미래에 평가해야 할 여지가 큰 트레이드다.
6월 21일에 kt는 또 한 번의 트레이드로 알차게 전력을 보강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각 팀의 20인 보호선수 외 특별지명을 통해 롯데에서 데려온 용덕한을 과감히 포기한 것이다. 장성우가 오며 입지가 좁아진 용덕한을 NC에 양보한 kt는 외야수 오정복과 좌완 홍성용으로 1번타자 자리와 불펜을 강화했다. NC는 용덕한을 김태군의 백업 포수로 기용했지만, kt가 좀 더 이익을 봤다.
시즌 마지막 트레이드가 가장 큰 태풍을 몰고왔다. 7월 24일 SK는 진해수와 여건욱, 임훈을 LG에 트레이드하고 반대급부로 정의윤, 신재웅, 신동훈에게 SK 유니폼을 입혔다. 그 결과 5강 싸움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정의윤은 이적 후 59경기에서 타율 3할4푼2리, 14홈런 44타점으로 빼어난 타격을 해 9월 리그 MVP에도 선정됐고, 팀을 5위에 올려놓았다.
60경기도 치르지 않고 14홈런을 몰아친 정의윤의 맹활약은 2011 시즌 중 LG에서 넥센으로 옮겨 4번타자로 자리를 잡기 시작한 박병호의 신들린 장타행진을 연상케 했다. 신재웅도 SK에 와서 32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3.54, 8홀드로 SK의 허리를 든든히 뒷받침했다.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지만 지금까지의 모습만 보면 이 트레이드는 SK의 압승이다.
이 6건의 트레이드는 이번 시즌을 바꾸기도 했지만, 앞으로의 리그 판도를 더 크게 좌지우지할 수 있다. 박병호가 넥센으로 옮긴 2011년의 트레이드는 그 이후에 더 큰 영향을 미치며 넥센이 강팀으로 도약하는 기반이 됐다. 정의윤이 포함된 트레이드는 물론 나머지 5건의 거래도 앞으로 리그의 모습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모른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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