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실책 시리즈, 더 많이하면 승률 10%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10.10 09: 07

단기전에서는 점수를 많이 내는 팀보다 실점이 적은 팀이 훨씬 유리하다. 특히 실책 하나는 팽팽했던 긴장의 끈이 순식간에 끊어질 수 있는 치명타가 되는 경우가 잦다. 이번 준 플레이오프도 실책을 더 많이 하는 팀이 먼저 무너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2014년 KBO 리그 포스트시즌은 총 14경기가 치러졌다. 준 플레이오프 4경기, 플레이오프 4경기, 한국시리즈 6경기다. 이 경기들 가운데 양 팀 모두 실책이 없었던 게 2경기, 1개씩 했던 게 2경기 있다. 나머지 10경기에서는 한쪽 팀이 나머지 팀보다 실책이 많았다. 그리고 그 10경기에서 실책이 많았던 팀이 이긴 건 단 1경기 뿐이다.
작년 플레이오프 3차전, 넥센과 LG의 경기에서 넥센은 5회 강정호가 1사 만루 정성훈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중계하는 과정에서 실책을 저질러 1루에 묶었어야 할 주자가 2루까지 갔다. 하지만 득점에는 큰 관계가 없는 실책이었고 이미 넥센도 5-1로 크게 앞서고 있는 상황이라 큰 변수가 되지 않았다.

대신 작년 포스트시즌에서 실책으로 무너진 예는 얼마든지 있다. NC와 LG의 준 플레이오프 1차전, 창단 2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NC는 패기로 맞섰지만 김태군과 나성범 이종욱 등 핵심선수들이 모두 실책을 저지르며 대패를 했다. NC가 준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범했던 실책은 모두 7개, 그리고 LG보다 실책을 많이 했던 3경기에서 모두 졌다.
한국시리즈 역시 실책에 운명이 갈렸었다. 시리즈 전적 2승 2패, 분수령이었던 5차전에서 넥센은 1-0으로 앞선 채 9회말 마지막 수비에 들어갔다. 여기서 선두타자 야마이코 나바로가 유격수 강정호의 실책으로 1루를 밟았고, 2사 1루에서 채태인의 중전안타로 1,3루에 주자가 찼다. 결과는 최형우의 역전 끝내기 2타점 2루타였다. 여기서 시리즈 전체 분위기가 급격하게 기울었고, 결국 6차전 넥센은 실책 3개를 무더기로 저지르며 1-11로 대패해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올해 와일드카드 결정전 역시 수비에서 승부가 갈렸다. 연장 11회초 SK는 넥센 포수 박동원의 패스트볼에 편승해 4-3으로 앞서갔지만, 11회말 동점 상황에서 내야뜬공을 유격수 김성현이 잡지 못해 승부를 내주고 말았다. 단기전 수비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준 장면이다.
10일 넥센과 두산은 준 플레이오프 1차전을 갖는다. 1차전의 중요성은 여러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리고 올 시즌 두산은 실책 93개로 최소 3위, 넥센은 110개로 최다 3위를 기록했다. 실책 숫자가 수비능력을 완전히 설명하지는 못하지만, 두산 수비가 넥센보다 안정적이었다고 말할 수는 있다. 단기전에서는 선수들이 자기 맡은 일만 놓치지 않아도 승률이 대폭 상승한다. 이번 1차전 역시 수비가 키포인트다. /cleanu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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