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음원사재기 근절은 동감, 추천제는 동상이몽" [종합]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5.10.13 18: 16

음원 사이트 내 추천제도 문제점과 음원 사재기 근절을 위한 토론이 벌어졌다. 각계 각층의 전문가들이 모여서 더 나은 국내 음악 산업을 위해  머리와 입을 맞댔다. 3시간 가량의 토론 끝, 결론적으로 음원 사이트 내 문제들이 해소될 수 있을까? 
경희대학교 경영대학 김민용 교수는 13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디지털매직스페이스 다목적홀에서 열린 '디지털 음악산업 발전 세미나'에 토론 발제자로 나와 "음악 서비스 추천곡 제도를 폐지 혹은 개선해야 한다. 실증분석 결과 추천을 받는 건 낙하산이요 특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추천곡 제도 때문에 공정성이 훼손됐고 끼워팔기로 차트가 왜곡된다. 추천곡 제도의 투명성을 확보하든지 폐지하는 게 디지털 음원 차트에서 공정성을 확보하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로엔 박진규 대외협력실장은 "음악뿐만 아니라 여러 콘텐츠가 시장에서 공급되고 있다. 콘텐츠 양이 많아지다 보니 소비자 입장에선 어떤 게 있는지 알기 힘들다. 추천이라고 돼 있지만 큐레이션이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또 "제작자는 내가 만든 콘텐츠를 알려서 소비자에게 사랑받는 게 중요하다"며 "한정된 공간이라 공정성 논란이 불거지지만 추천 한 가지의 효과로 순위 결과가 나오는 건 아니다. 다만 최대한 공정한 제도와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말에 김 교수는 "음원 사이트가 추천곡을 선정할 때 특혜를 주지 않았다는 걸 입증해야 한다. 유통사가 정보공개를 통해서 공정성을 확보해야 추천제도에 대한 논란이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바른음원협동조합 신대철 이사장은 순위 집계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우리 가요계는 아이돌 음악과 비 아이돌 음악으로 나눠져 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영화는 세일즈 기준이다. 관객이 많이 본 영화가 랭킹 상위권에 오르지 않나. 그런데 음악은 왜 재생 횟수로 하냐. 세일즈 기준이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로엔은 멜론을, KT뮤직은 지니를, CJ는 엠넷차트를 운영한다. 자사 가수들을 해당 차트에 더 많이 추천하게 되지 않겠나. 음원 유통사는 가수와 앨범을 제작하지 않는 게 어떻겠나"라고 속내를 밝혔다.   
음원 사이트 내 추천제도와 함께 가장 큰 문제로 손꼽히는 사재기 논란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엄연한 불법이지만 현재 우리 가요계 내 자행되고 있는 게 사실. 이 문제에 관해서는 근절 돼야 한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목소리였다.
멜론 측은 "사재기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순위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 특정곡을 스트리밍 돌리는 것과 다운로드는 비용이 드니 스트리밍으로 접근하는 거다. 하지만 순위에 미치는 건 차단돼 있다. 가온차트가 10월 1일부터 순위선정 방식을 아이디 하나당 하나의 카운트만 세는 걸로 바꿨다. 점차 개선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상 패턴이 감지되면 순위에서 차단하는 로직을 다 갖고 있다. 퍼펙트하다고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이상패턴은 철저히 차단하고 있다. 음원 사재기 브로커들이 여러 기획사에 다니면서 영업하고 다닌다더라. 소속사 관계자들이 현혹되지 말길 바란다. 사재기 근절을 위해 업계 관계자들은 다 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론적으로 전문가들 모두 더 나은 가요계의 발전을 위해 힘쓰고 있다. 다만 음원 사이트 내 추천곡 제도는 유통사 대 제작자 및 소비자의 견해가 나뉘어졌다. 유지하자는 쪽과 없애자는 쪽, 개선하자는 쪽과 다른 방안을 찾자는 의견이 다양하게 나왔다. 사재기 문제는 모두 함께 뿌리 뽑자고 목소리를 모았다.
당장 모든 게 올바른 쪽으로 돌아서진 않겠지만 꾸준히 문제를 제기하고 대안을 찾으며 더 나은 쪽으로의 발걸음을 조금씩 옮기는 게 중요하다. 함께 생각하고 방안을 찾고, 행동하고 실천하는 이들이 있기에 국내 가요계는 희망적이다. /comet568@osen.co.kr
[사진]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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