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가 개인정보보호 유일한 방법"...애플, 美 NSA와 티격태격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5.10.21 08: 42

시가총액 세계 1위 기업 애플과 미국 국방부 소속의 NSA(미국국가안전보장국)이 또 한 번 부딪혔다.
21일(한국시간) 미국 경제지 '포춘'에 따르면 2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구나 비치에서 열린 월스트리트저널(WSJ) 주최 기술포럼에 참석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마이클 로저스 NSA 국장이 개인정보와 국가안보의 균형을 두고 설전을 펼쳤다.
실제 애플과 NSA는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 사건 이후 개인정보보호와 관련해 갈등을 빚고 있다. CIA와 NSA에서 일했던 미국 컴퓨터 기술자 스노든은 지난 2013년 영국 가디언을 통해 미국내 통화감찰 기록과 프리즘 감시 프로그램 등 NSA의 다양한 기밀문서를 공개해 세계적인 파장을 일으켰다.

이날 팀 쿡 CEO와 로저스 NSA 국장은 개인정보보호와 관련해 서로 반대되는 입장에 서 있는 실리콘 밸리와 미국 안보 관련 기구를 대표하는 만큼 또 한 번 큰 관점의 차이를 확인했다. 특히 회사가 국가 안보를 위해 정부에 '백도어'를 제공해야 하느냐를 두고 설전을 펼쳤다.
백도어는 기업이 정상적인 인증 없이 프로그램이나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든 프로그램이다. 주로 유지, 보수를 목적으로 하지만 정부 기관이 사용자의 데이터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데 이용되기도 한다.
이에 쿡은 "우리는 백도어가 필수가 아니라 암호화가 필수라고 주장해왔다"며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분명한 관점을 밝혔다. 이어 "'정부라면 알아도 괜찮아'라고 말할지 모르겠지만 일단 어떤 사람이 데이터를 얻는다면 그것은 엄청난 남용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 동안 미국의 정부기관은 국가 안보 조사를 이류로 기업에 통화기록, 이메일 등 사용자 데이터의 1.83%를 요구해왔다. 이는 스노든이 NSA에서 유출한 문서를 훌쩍 뛰어넘는 데이터량이라고. 하지만 IT업체들은 이에 반대하며 보안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애플은 지난 2013년 NSA가 아이폰 등 iOS 기기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백도어 인증을 가지고 있었다는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다. 이에 애플은 이를 부인했고 이후 스노든을 지지하면서 개인정보를 절대 팔지 않겠다고 공언해왔다.
쿡은 로저스 국장이 실리콘 밸리와 미 정부가 더 나은 기술을 개발하고 온라인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한 데 대해 "우리는 '나는 좋고 너는 나쁘다'는 식으로 양쪽이 서로를 징계하는 세상에서 할 수 없다"면서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만약 오직 나쁜 사람만 노출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얼마나 좋겠나. 하지만 그런 세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쿡은 로저스 국장을 향해 "당신이 동의할지 모르겠지만 오늘 암호화 외에 사용자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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