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몸값 폭등 조짐...FA 시장도 영향받나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5.10.28 10: 10

KBO리그 외국인선수의 몸값이 또 치솟으려 한다. 연봉 10억원대 외국인선수가 나온 것이 불과 5년 전인데, 이제는 20, 30억원짜리 외국인선수가 나올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는 오는 11월말부터 열리는 FA 시장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한 야구계 관계자는 지난 27일 “로저스가 한화 구단에 엄청난 금액을 제시했다고 들었다. 처음에 한화 구단도 로저스에게 상당한 금액을 내걸었는데, 로저스는 그보다 더 큰 규모의 계약을 원한다고 했다더라. 로저스의 계약이 성립될 경우, 외국인선수 시장은 또다시 폭등할 것 같다”고 말했다.
로저스는 지난 8월 6일 KBO리그 데뷔전에 나섰고, 정규시즌 종료까지 두 달 동안 맹활약을 펼쳤다. 엔트리에서 한 번 제외되면서 10경기 75⅔이닝만 소화했으나 6승 2패 평균자책점 2.97로 한화 선발진을 이끌었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올 시즌 한화는 로저스에게 특급 외국인선수 1년치에 해당하는 연봉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작년 겨울까지만 해도 옵션 포함 100만 달러 정도가 특급 외국인선수 몸값이었다. 그런데 로저스는 두 달만 뛰면서도 그 이상을 받아갔다고 하더라”면서 “로저스가 한화에 2년 600만 달러 계약을 제안했다고 들었다. 기존 선수들보다 몸값이 두 배 이상 올라간 것이다”고 이야기했다.
로저스는 한화 유니폼을 입기 전에 메이저리그에서 7년을 뛰었다. 2014시즌을 앞두고 연봉조정신청 자격을 얻었고, 2014시즌 토론토에서 185만 달러, 2015시즌에는 양키스에서 148만 달러를 받았다. 로저스가 메이저리그에서 7년 동안 번 총액은 553만8000달러. 만일 로저스가 한화와 2년 600만 달러 계약에 성공한다면, 로저스는 지금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번 돈보다 많은 금액을 손에 쥐게 된다.
흥미로운 점은 국내선수들의 몸값이 외국인선수를 따라가고 있다는 것이다. 10억원 이상을 받는 외국인선수가 나타나자 FA시장도 폭등했다. 2011년 겨울 이택근의 4년 50억원 계약을 시작으로 매년 FA시장은 최고액을 경신 중이다. 국내 선수들도 외국인선수들의 몸값을 다 알고 있다. 비슷한 성적을 냈으면 비슷한 대우를 받는 게 당연하다. 오는 겨울에는 김현수 김태균 박석민 정우람 유한준 손승락 정상호 등이 시장에 나온다. 이들 중 몇몇은 이미 천문학적인 금액에 가계약을 맺거나 협상에 들어갔다는 소문이 돈다.
KBO리그는 베이징 올림픽을 기점으로 세 번째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평일에는 파리 날리던 야구장에 관중들이 가득해졌다. 그만큼 선수들은 수준 높은 플레이를 팬들에게 보여줬고, 경쟁은 더 뜨거워졌다. 하지만 내실은 탄탄하지 않다. 여전히 구단마다 1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보면서 한 시즌을 치른다. 그룹의 지원 없이는 절대 운영될 수 없는 구조다.
그런데 언제까지 흥행이 지속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만일 다시 KBO리그의 인기가 시들고, 야구붐이 꺼진다면, 구단은 허리띠를 졸라맬 것이다. 최근 야구선수들과 관련된 불미스러운 일들이 당장 내년 흥행에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 연봉 상승은 리그가 건실해지고 나서 이뤄져야한다.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는 리그와 구단이 돈을 번만큼, 선수들의 연봉도 올라갔다. 외국인선수, 그리고 FA선수의 몸값이 계속 치솟으면, 리그는 공멸을 맞이할지도 모른다. KBO와 각 구단들이 연봉 문제에 대한 결단을 내려야한다. / drjose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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