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팅 공시’ 박병호 행선지, STL 혹은 보스턴 유력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5.11.02 06: 57

이전과는 다른 분위기다. 류현진과 강정호의 포스팅보다 메이저리그 구단의 관심이 뜨겁다. 포스팅 공시 요청에 들어가는 박병호(29, 넥센 히어로즈)를 두고 많은 메이저리그 팀들이 계산기를 두드렸다고 한다.
넥센 구단은 2일 박병호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한 포스팅 공시 요청을 실시한다. 박병호의 영입을 원하는 메이저리그 구단은 오는 6일까지 포스팅 금액을 제출하게 되며 오는 7일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KBO에 포스팅 결과를 통보한다. 이후 KBO는 넥센 구단에 포스팅 결과를 전달, 넥센 구단은 9일까지 포스팅 수용 여부를 KBO에 통보할 계획이다. 
올 시즌 박병호를 보기 위해 수많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가 찾았다. 목동구장 테이블석을 가득 채운 외국인 스카우트를 보면, 넥센 경기가 곧 박병호 쇼케이스 같았다. 익명을 요구한 메이저리그 구단 관계자는 “20개가 넘는 팀이 박병호의 스카우팅 리포트를 작성했다. 그리고 이미 각 구단별로 박병호 포스팅 금액을 정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세인트루이스와 보스턴, 그리고 피츠버그가 박병호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곤 했다. 보스턴의 경우 넥센과 협력 관계인만큼, 박병호에 대한 자료를 많이 받아간 것으로 안다”면서 “포스팅에서 승리하는 팀이 어느 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관심도만 놓고 보면, 세인트루이스 혹은 보스턴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사실 포스팅 결과는 시즌 전 월드시리즈 우승 팀을 예상하는 것보다 힘들다. 모든 작업이 물밑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진행상황을 파악하기 어렵다. 지난겨울에도 강정호가 피츠버그 유니폼을 입는 것을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다. 넥센 구단 관계자 또한 “강정호 선수가 피츠버그에 갈 줄은 몰랐다. 피츠버그 스카우트가 꾸준히 목동구장을 찾기는 했지만 다른 팀과 비교해 유별나다는 느낌은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올 시즌 강정호는 피츠버그에서 KBO리그 출신 야수에 대한 물음표를 지웠다. 첫 시즌부터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고, 팀의 중심선수로 올라섰다. 강정호로 인해 박병호를 향한 관심이 더 뜨거워진 것은 두말 하면 잔소리다. 피츠버그 트리뷴의 트래비스 소칙 기자는 “강정호가 일본의 이치로, 쿠바의 세스페데스와 같은 효과를 일으켰다고 보면 된다. 강정호로 인해 KBO리그 타자들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일본 출신인 마쓰자카 다르빗슈 다나카, 쿠바 출신인 어브레유 등의 계약규모가 커진 것처럼, 박병호도 강정호 효과를 누리게 될 것이다”고 했다. 
일단 가장 관심이 뜨거운 곳 중 하나는 세인트루이스다. 세인트루이스 언론은 거의 매일 박병호를 언급하고 있다. 세인트루이스 지역 라디오 방송 101스포츠는 지난 10월 29일 “세인트루이스 구단은 지난해 강정호 포스팅에 참가했었다. 하지만 피츠버그가 포스팅에서 승리했고, 강정호는 세인트루이스에 오지 못했다”며 “스프링캠프 때 세인트루이스 모젤리악 단장에게 이에 대한 질문을 했었다. 모젤리악 단장은 ‘우리는 강정호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었다. 그래서 포스팅에 과감하게 베팅하지 못했다. 하지만 박병호는 이미  리스트 상위권에 올라 있는 선수다’고 하더라. 현재 박병호에게 얼마를 투자할지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이야기했다. 세인트루이스는 올해 마크 레이놀즈와 맷 아암스를 1루수로 기용해왔다. 하지만 둘은 홈런 18개를 합작하는 데 그쳤다.  
보스턴 또한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보스턴은 세인트루이스 이상의 자금력을 지닌 팀이다. 한 메이저리그 관계자는 “보스턴이 돔브로스키 사장 시대를 연 만큼, 올 겨울 뚜렷한 움직임을 보여줄 것이다. 일단 실패한 영입이 되고 있는 라미레즈와 산도발을 처리하려하지 않을까 싶다”며 “박병호 영입 또한 굵직한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과거 보스턴이 마쓰자카 포스팅에서 승리했던 것처럼, 박병호 포스팅에서도 똑같은 결과를 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보스턴은 올 시즌 중 주전 1루수였던 마이크 나폴리를 텍사스로 트레이드했고, 시즌 후반부터 유망주 트래비스 쇼를 기용한 바 있다. 쇼는 1루 외에 3루와 코너 외야 수비가 가능한 선수다.
한편 박병호는 오는 8일에 개막하는 국제대회 ‘프리미어 12’에도 참가한다. ‘프리미어 12’가 개막하면 박병호의 메이저리그 행선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 drjose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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