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수위타자' 손아섭, 왜 무응찰 결과 나왔나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11.24 12: 53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손아섭이 메이저리그 포스팅 시장에서 고배를 마셨다.
KBO는 24일 손아섭의 포스팅 결과 입찰 구단이 한 군데도 없었다고 발표했다. 30개 구단 중 어느 곳에서도 손아섭을 필요로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이로써 손아섭의 메이저리그 도전은 최소한 2년 뒤, FA 자격을 취득한 이후로 미뤄지게 됐다.
손아섭 본인에게도, 롯데 구단에도, 그리고 한국야구 전체에도 충격적인 결과다. 손아섭이 메이저리그 도전의사를 밝히며 가장 먼저 내세운 타이틀은 '현역 수위타자'다. 손아섭의 통산 타율은 3할2푼3리, 현역 1위이며 통산 2위다. 장효조의 3할3푼1리 바로 아래 자리하고 있는 게 손아섭이다.

류현진과 강정호의 메이저리그 성공, 그리고 박병호의 1285만달러 포스팅 대박도 손아섭의 메이저리그 기대치를 높였다. 하지만 앞선 KBO 리그 출신 선수들의 성공사례는 손아섭에게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아무리 그래도 무응찰은 의외의 결과다. 아예 메이저리그 구단이 손아섭이라는 선수에 관심을 보이지 않은 것일까. 2002년 진필중(두산) 이후 역대 2번째 무응찰 사례로 남게 됐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메이저리그 관계자는 "손아섭이라는 선수에 포스팅 액수를 포함, 2년 1000만 달러를 투자하기 힘들다고 판단을 내렸던 것 같다"고 사견을 밝혔다. 롯데 구단은 낮은 액수에는 보낼 수 없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손아섭을 영입하는 데 그 정도까지는 투자할 생각이 없던 구단들이 일제히 포스팅을 포기했을 가능성이 있다.
또 하나는 아오키 노리치카(샌프란시스코)의 존재다. 손아섭이 롤모델로 삼은 선수다. 아오키는 이미 메이저리그에서 검증을 받은 선수인데, 올해 연봉은 불과 400만 달러였다. 손아섭을 영입하려면 포스팅 액수를 포함, 2년에 1000만 달러 가까이 필요한다. 즉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비슷한 유형의 선수는 메이저리그에서 더 싼 값에 찾을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을 것이다.
끝으로 수비다. 이 관계자는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손아섭의 수비에 의구심을 드러냈다. 메이저리그 평균 이하로 판단을 내린 것 같다"고 말했다. 어깨는 좋지만, 타구판단 능력이 물음표라는 것이다.
손아섭의 이번 메이저리그 도전은 아픔을 남겼다. 그리고 손아섭에게 과제를 남겼다. 만약 손아섭이 2년 뒤 FA 신분으로 메이저리그 재도전을 한다고 했을 때 어떤 점을 보강해야 하는지 이번에 드러나게 됐다. /cleanu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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