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명가’ 울산, 윤정환 감독 절반의 성공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5.12.01 06: 54

최종 7위는 아쉽다. 하지만 내년 시즌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다.
울산 현대는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에서 13승 14무 11패, 승점 53점으로 최종 7위를 차지했다. 항상 우승을 갈구하는 명문팀의 자존심에 흠집이 생긴 아쉬운 성적이다. 하지만 새롭게 부임한 윤정환 감독의 축구가 뿌리를 내리는 과정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나쁘지 않다. 울산의 축구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 야심차게 출범했던 윤정환호

울산은 정확하게 1년 전인 2014년 12월 1일 조민국 감독의 후임으로 윤정환 감독을 선임했다. 그는 현역시절 정확한 패스로 ‘꾀돌이’, ‘최고의 테크니션’ 등으로 불렸다. 일본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윤 감독은 J2였던 사간 도스를 J리그 우승후보로 탈바꿈 시켜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울산의 선 굵은 축구에 윤정환 감독의 세밀함이 더해져 어떤 축구가 나올지 자못 궁금했다.
윤 감독은 취임식에서 “울산이 전부터 거칠고 힘이 있는 팀이었다. 내가 기술적인 선수였지만, 현대축구는 그런 축구가 아니기 때문에 현대축구에 맞는 그런 (힘의) 축구를 하겠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울산은 3승 5무로 시즌을 시작했다. 특히 첫 4경기서 3승을 거두자 우승후보라는 말까지 나왔다. 강팀 서울과 포항을 연파했으니 기대치가 올라가는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울산은 제주, 전북, 성남에게 3연패를 당하며 흔들리기 시작했다. 10경기 연속 승리가 없어 순위도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27라운드까지 울산은 5승 11무 11패를 기록하며 하위권으로 처졌다.
결국 울산은 하위스플릿으로 처지는 수모를 당해야만 했다. 윤정환 감독은 "내가 K리그를 너무 몰랐다"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 뒤늦게 찾은 김신욱 사용법
울산의 부진은 김신욱(27)의 성적과 궤를 같이 한다. 김신욱은 2014 겨울 이적시장 해외진출을 타진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몸을 완벽하게 만들지 못한 상황에서 시즌이 시작됐다. 윤정환 감독이 김신욱을 선발에서 제외하는 경기가 많아지자 둘 사이에 불화설이 돌기도 했다. 세밀한 축구를 추구하는 윤정환표 축구에서 선이 굵은 김신욱이 맞지 않는다는 말도 나왔다.
김신욱은 14라운드까지 3골로 부진했다. 이와 맞물려 울산은 3승7무4패를 기록하며 중하위권으로 처졌다. 김신욱은 제주와의 15라운드에서 7경기 만에 골을 터트리며 부활하기 시작했다. 특히 막판 11경기서 김신욱은 9골을 몰아치는 대단한 폭발력을 과시했다. 울산은 8승 3무의 무시무시한 성적을 자랑했다. 하지만 이미 상위스플릿 진출이 좌절된 상황이었다. 울산은 최종목표로 삼았던 FA컵 우승까지 4강에서 탈락되며 무관에 그치고 말았다.
비록 시즌은 끝났지만, 윤정환 감독과 김신욱이 서로를 잘 활용하는 최적의 조합을 찾았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특히 코바와 김신욱의 호흡은 환상적이었다. 김신욱은 18골을 터트리며 득점왕을 차지했다. 다음 시즌도 김신욱만 건재하다면 언제든 치고 올라갈 수 있는 울산이다. 
▲ 김승규 해외이적 최대 변수
울산이 현재의 전력을 유지한다면 다음 시즌은 충분히 해볼 만하다. 관건은 김승규(25)의 해외이적이 될 전망이다. 일본매체에 따르면 J리그 빗셀 고베가 김승규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군사훈련을 받고 있는 김승규 역시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의 프렌차이즈 플레이어이자 수비 최후의 보루인 김승규의 존재감은 매우 크다. 어려운 상황에서 ‘김승규의 선방이 있다’는 믿음은 선수들에게 부적과도 같았다. 김승규는 올 시즌 34경기서 42실점을 하며 경기당 1.2골을 허용했다. K리그 전체 3위에 해당되는 좋은 기록이다. 울산이 핵심수비수들의 크고 작은 부상으로 신음한 점을 감안할 때 김승규의 방어가 더 돋보인다. 이런 김승규가 빠지면 울산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베테랑 골키퍼 송유걸(30)을 비롯해 이희성(25), 장대희(21)가 있다. 장대희는 김승규가 국가대표에 차출됐을 때 전북을 상대로 깜짝 활약을 펼쳐 주목받기도 했다. 하지만 누구도 김승규를 완벽하게 대체할 수는 없다. 김승규가 빠질 경우 울산은 내년 전력구상에 큰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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