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견된 실패" 손아섭·황재균 포스팅 실패 교훈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12.05 17: 13

2연속 무응찰, 메이저리그의 평가는 냉정했다. 
손아섭에 이어 황재균까지 롯데가 자랑하는 간판 스타들이 차례로 메이저리그 포스팅에 실패했다. 지난달 24일 먼저 도전에 나선 손아섭이 무응찰이라는 예상치 못한 결과를 받아들었고, 곧 이어 포스팅을 시청한 황재균도 5일 발표 결과 무응찰을 피할 수 없었다. 
야구계는 대체로 두 선수의 포스팅 실패를 두고 예견된 결과라는 반응이다. 류현진·강정호·박병호 등 포스팅이 성공한 선수들에 비해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구미를 당길 만한 실력이나 매력이 없었다. 에이전트의 달콤한 말만 믿고 확실한 전략 없이 무대포로 밀어붙인 결과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관계자는 "손아섭이나 황재균이 KBO리그에서 꾸준하고 뛰어난 선수인 것은 맞지만 메이저리그는 그만한 선수들이 널려있다. 손아섭은 타율이 높지만 이치로 같은 정확성이나 빠른 발은 없다. 황재균도 펀치력을 갖춘 3루수이지만 그만한 선수들은 마이너에 많다. 냉정하게 메이저그에서 느낄 만한 특별한 장점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압도적인 기록으로 어필해야 하지만 그 정도 수준은 아니었다. 류현진은 KBO에서 7년간 98승을 올리며 평균자책점 2.80에 불과했고, 강정호는 40홈런의 거포 유격수였다. 박병호 역시 2년 연속 50홈런 이상 폭발하며 강한 존재감을 알렸다. 리그 전체를 지배하는 선수가 되어야 눈길을 끌 수 있다. 손아섭이나 황재균은 꾸준함이 돋보이는 선수들이지만 한 번이라도 리그를 압도한 적은 없다. 
아울러 포스팅 시점 및 홍보 전략도 미비했다. 강정호·박병호는 시즌 전부터 넥센 구단과 에이전시 옥타곤이 사실상 협업했고, 메이저리그 시장에 꾸준히 선수를 홍보했다. 지난해 강정호는 시장이 어느 정도 정리된 윈터미팅 이후 포스팅을 했고, 압도적인 기록을 갖고 있는 박병호는 윈터미팅 이전에 실시했다. 
손아섭·황재균은 시즌 후 뒤늦게 포스팅을 놓고 한 팀에서 2명이 동시 신청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지, 누가 먼저 해야 할지 결정할 정도로 준비가 치밀하지 못했다. 준척급 선수들이 윈터미팅 이전에 움직이란 쉽지 않지만 무모하게 빠른 포스팅으로 낭패를 봤다 .현지 언론에서 몇 차례 기사가 나왔지만 기껏해야 지역지에서 나왔을 뿐 메이저 언론에서는 이름이 거의 언급되지 않을 정도로 알려지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관계자는 "올 시즌 강정호가 기대이상 성공을 거두면서 KBO리그를 보는 시선이 많아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에는 분명 거품이 있다. 한 때 일본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 메이저리그는 정말 냉정하게 실력 평가를 한다. 제대로 관찰하지 않은 선수에겐 적은 돈도 쓰지 않는다. 선수들이 에이전트들의 감언이설에 넘어가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 
메이저리그에 어필할 만한 확실한 실력을 갖추고, 포스팅 전략이 이뤄지더라도 쉽게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 메이저리그는 생각보다 호락호락한 무대가 아니다. 손아섭과 황재균의 연속 포스팅 무응찰이 주는 교훈을 뼈저리게 느껴야 할 것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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