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 평균나이 39세 오빠들이 만든 '하늘색 콘서트'[종합]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5.12.16 22: 26

2015년 12월은 하늘색으로 통일됐다. god가 뜬 체조경기장, 하늘색 물결이 넘실댔다.  
16일 오후 8시,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2015 god 콘서트'의 첫 회가 막이 올랐다. 갑작스럽게 추워진 영하의 날씨에 공연장 주변엔 칼바람이 불었지만 god를 보려고 수많은 팬들이 모여들었다.
공연 시작 전부터 그야말로 하늘색 물결이 가득했다. 약속한 시간에 무대 위 다섯 남자가 뛰어올랐다. 첫 곡은 god의 대표적인 팬송 '하늘색 풍선'. 데님 스타일로 멋을 낸 멤버들은 순식간에 공연장을 누비며 팬들에게 인사했다.

오프닝과 동시에 1층 스탠딩 관객들은 물론 2층, 3층의 팬들 모두 기립했다. 멤버들이 부르는 '니가 있어야 할 곳'과 '스탠드 업'에 맞춰 방방 뛰었다. 공연 초반부터 달리는 멤버들을 보며 '떼창'으로 화답했다.
god는올해로 데뷔 16주년을 맞았다. 다섯 멤버의 평균 나이는 39세. 하지만 열정 만큼은 잘나가는 아이돌 부럽지 않았다. 공연 시작 30분 만에 얼굴은 땀범벅이 됐지만 에너지는 폭발적이었다.
여유도 흘러넘쳤다. 윤계상과 데니안은 '댄스 올라잇' 랩을 특유의 '빙구' 식으로 소화해 또 다른 볼거리를 선사했다. 이어진 '관찰' 역시 유쾌하게 부르며 팬들을 웃음 짓게 했다. 스윙 버전의 '관찰'은 여러모로 신선했다.
god는 콘서트를 그저 팬들과 즐기는 축제 한마당으로 만들었다. '왜'를 부르며 등장할 때 다섯 멤버들은 고프로 카메라를 들고 팬들을 담았다. 라이브를 소화하면서도 팬들 한 명 한 명을 두 눈과 카메라, 그리고 가슴에 찍어 뒀다. 구석구석 공연장을 누비며 팬들 모두와 교감했다.
지난해 데뷔 15주년 기념 콘서트에서 멤버들은 막내 김태우가 살이 쪄서 '애수' 안무를 그 시절 때처럼 완벽하게 소화하지 못한다고 놀렸다. 하지만 올해 그는 성공했다. 시작 전부터 형들의 응원을 받고 팬들의 기를 얻은 김태우는 날렵하게 '애수' 안무를 끝까지 춰 팬들을 흐뭇하게 했다.
god는 16일부터 20일까지 5일간 체조경기장에서 콘서트를 진행한다. 멤버들이 하루씩 호스트를 맡게 됐는데 첫 날은 손호영이 마이크를 잡았다. 그가 이끈 코너는 팬들의 신청곡을 받아 즉석에서 라이브를 꾸미는 것.
첫 번째 팬은 2002년 5집에 수록된 '우리'를 신청했다. 이는 손호영의 첫 자작곡. 멤버들은 가사가 잘 기억이 안 난다고 했지만 팬들은 순식간에 합창을 시작했다. 팬들의 선창에 손호영과 김태우는 후창하며 곡을 채웠다.
두 번째 신청곡 역시 팬들이 먼저 시작했다. '썸남'에게 차였다는 팬이 신청한 곡은 5집 수록곡 '기회를 줘'. 윤계상, 박준형, 데니안은 기억을 곱씹으며 랩을 했다. 손호영과 김태우는 화음을 맞추며 팬들에게 두 배의 감동을 선사했다.
이어 멤버들이 준비한 곡은 '다시'. 그 순간 팬들의 이벤트가 시작됐다. '노래 불러 줄게', '너를 위한 노래'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나눠들며 또 다른 하늘색 물결을 만들었다. 예상치 못한 팬들의 선물에 멤버들은 놀란 토끼눈이 됐다. 그들의 눈엔 금세 이슬이 차올랐고 팬들의 목소리만으로 '다시'가 완성됐다.
공연이 시작한 지 1시간 반이 흘렀지만 본격적인 무대의 막은 이제 열렸다. '첫 울림의 탄생'으로 god의 데뷔 시절 사진이 파노라마처럼 대형 스크린을 채웠고 데뷔곡 '어머님께' 무대가 이어졌다. 모두가 1999년으로 돌아갔다.
'국민그룹의 순간'에는 메가 히트곡 '거짓말'을 노래했다. 팬들은 그 시절 응원구호를 그대로 외쳤고 과거 영상을 배경으로 현재의 god가 포개졌다. 이어 '우리 인생에 가장 찬란했던 순간'을 기억하며 '길'의 반주가 깔렸고 멤버들과 팬들은 한목소리로 노래했다.
'우리가 다시 뜨겁게 만난 바로 그 순간'으로 넘어가니 지난해 god가 재결합해 발표한 '미운오리새끼'가 흘러나왔다. 객석의 파란 야광봉은 넘실대는 파도였고 그 위에서 god 멤버들은 열창을 선물했다. 진심을 담은 다섯 남자의 노래에 팬들 역시 눈시울을 붉혔다.
감동은 이내 흥겨운 댄스의 열기에 파묻혔다. god는 "조용한 노래는 이제 그만"이라며 공연 말미의 분위기를 신명나게 이끌었다. 수요일 밤이었지만 금요일이라 생각하라며 '프라이데이 나잇'과 '0%', '하늘색 약속'으로 팬들을 춤 추게 했다.
약속한 공연은 2시간 만에 끝났지만 god는 본 공연 같은 앙코르 무대를 시작했다. 신곡 '네가 할 일'을 선두로 '촛불하나', '하늘색 풍선',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가 공연장에 울려퍼졌다. 멤버들과 팬들은 두 눈과 입을 맞추며 오래도록 추억을 쌓았다. 하늘에서는 하늘색 풍선이 떠다녔다.
오는 20일까지 서울 공연을 진행하는 god는 24~25일에는 대구 엑스코, 30~31일에는 부산 벡스코로 자리를 옮겨 팬들과 함께 올해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comet568@osen.co.kr
[사진] 싸이더스HQ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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