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카이클 누구? 신무기로 대박노리는 투수들
OSEN 박승현 기자
발행 2016.02.05 13: 00

데스클라파니/벤추라 커브
미네소타 깁슨도 도약후보
[OSEN= LA(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ESPN이 5일(한국시간)올시즌 새로운 무기로 비약적인 성장을 이룰 가능성이 있는 투수들에 대해 전망했다.

이야기는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인 휴스턴 애스트로스 댈러스 카이클에서 시작한다. 2013시즌까지 카이클은 메이저리그에서 200이닝 이상을 던졌지만 평균자책점은 5.00을 넘었다.
89마일의 싱커로 그라운드볼을 유도해내려는 노력은 충분하지 않았다. 하지만 2013년 8월과 9월 카이클은 피홈런이 줄어들고 탈삼진 비율은 늘었다. 아주 짧은 기간이기는 했지만 눈에 띄는 변화였고 의미 또한 컸다. 무슨 변화였을까. 카이클은 이 때부터 평균보다 헛스윙 유도 비율은 절반 에 머물고 대신 홈런은 평균보다 더 많이 허용했던 커브를 포기하고 슬라이더를 본격적으로 구사하기 시작했다. 커브와 같은 낙차를 갖는 슬러브였다.
이 구종이 실전에서 제대로 구사되기 시작한 2014년부터 카이클은 평균자책점이 2점대로 내려갔고 지난해는 20승 8패 평균자책점 2.48을 기록하면서 아메리칸 리그 최고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올해는 누가 이런 변화를 보여줄 수 있을까. 다음의 투수들이 후보다.
▲앤소니 데스클라파니(신시내티 레즈, 사진)
올해 카이클과 같은 극적인 변신에 가장 근접해 있는 선수다. 패스트볼/슬라이더 투수였던 데스클라파니는 지난해 초반 체인지업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효과는 크게 없었다. 본인은 “그냥 던져 본 것”이라고 말했다. 체인지업을 던질 때 투구폼이 달라지는 것도 쉽게 읽혔다(팔의 회전속도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하지만 데스클라파니가 체인지업을 던질 때 달라지는 팔 회전속도를 고치기 위해 노력하면서 새로운 무기도 가다듬었다. 2014년 후반부터 던지기 시작한 커브였다. 체인지업이 자신의 다른 구종에 비해 두 배나 많은 홈런을 허용했고 헛스윙 유도 역시 평균 이하였지만 커브는 지난해 시즌이 끝날 때까지 122개를 던져 홈런을 허용하지 않았다. 헛스윙 유도 비율도 평균 이상이었다.
지난해 5월 3%였던 커브 구사 비율은 8월에 6.4%, 9월(10월)에는 15.9%로 늘어났다. ‘삼진-볼넷’(상대한 타자를 삼진아웃 시킨 %에서 볼넷으로 내보낸 %를 뺀 수치. K/BB보다 제구력을 가늠하는 데 더 나은 도구라는 주장도 있다)도 5월의 1%에서 8월에는 20%, 9(10월)에는 22%로 늘어났다.
8월 이후의 비율이 시즌 내내 이어진다면 메이저리그 톱 10에 들어서면서 데이비드 프라이스와 크리스 아처 사이에 위치할 수 있는 수치다.
우완 투수가 좌타자를 상대하기 위해 체인지업을 장착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커브 역시 좋은 무기다. 모든 투수가 체인지업을 던질 필요는 없다. 데스클라파니는 자신의 체인지업을 버리면서 오히려 더 나은 투수가 되기 위한 최상의 길을 찾았는지도 모른다.
▲요르다노 벤추라(캔자스시티 로얄즈)
지난해 7월 23일 캔자스시티 로얄즈는 팀의 개막전 선발 투수를 마이너리그로 내려 보냈다. 제이슨 바르가스가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다시 메이저리그로 돌아왔지만 22세 시즌을 보내고 있던 벤추라에게 자극이 되었던 것만은 틀림없다.
마이너리그 강등 통보를 받기 전 평균구속 94.7마일, 탈삼진율 20.2%였던 벤추라는 재승격 후 평균구속 96.7마일, 탈삼진율 24.5%를 보였다.
벤추라는 재승격 된 후 9승 1패 평균자책점 3.10을 기록했다. 달라진 점이 또 있었다. 커브 사용비율이다. 마이너리그행 통보를 받기 전 18.4%였으나 29.2%로 크게 늘었다.  더 고무적인 것은 벤추라는 카이클 처럼 부진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는 점이다.
▲네이선 에볼라디(뉴욕 양키스)
카이클 만큼 빠른 시간 내에 괄목상대한 성장을 하지는 못했지만 카이클 보다 더 빠른 볼을 갖고 있다. 에볼라디는 지난 몇 년간 평범한 성적에 머물렀고 평균자책점 역시 리그 평균에서 8% 정도 모자란다.
에볼라디는 2014년 후반기부터 스플릿 핑거 패스트볼을 시도하고 있다. 2015년 시즌 시작과 함께 가끔 이 구종을 사용하기는 했지만 얼마 동안 스스로도 자신감을 갖지 못했다. 지난해 7월 스플릿 핑거 패스트볼 구사 횟수가 갑자기 늘어났고 무브먼트도 좋아졌다. 한때는 자신의 투구 중 거의 1/3을 던지기도 했다. 이 구종을 슬라이더와 함께 던지면서 패스트볼 구사 비율이 데뷔 후 처음으로 전체 구종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지난해 스플릿 핑거 패스트볼을 본격적으로 던지기 전 에볼라디의 탈삼진 비율은 16%로 자신의 통산 탈삼진율 16.7%와 비슷했다. 하지만 이 후에는 20.4%까지 증가했다. 에볼라디는 이미 완성된 투수저럼 보인다. 하지만 팔꿈치가 스플릿 핑거 패스트볼을 계속 던질 수 있을 만큼 버텨준다면 올시즌 엄청난 도약을 이룰 것이다.
▲카일 깁슨(미네소타 트윈스)
지난해 하향세였다. 지금까지는 기본적으로 5할 투수였고 자신의 최고 시즌이라고 해봐야 리그 평균에서 5% 정도 좋았을 뿐이다.  깁슨은 이미 증명된 그라운드볼 투수다. 최근 2년간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중 그라운드볼 유도 비율에서 7위에 올라 있다. 하지만 발전을 위해서는 좀 더 많은 삼진을 잡아내야 한다. 같은 기간 깁슨의 탈삼진율은 아래에서 6번째였다.
긍정적인 것은 깁슨이 탈삼진 숫자를 늘리기 위한 도구들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모두 평균이상의 탈삼진율을 갖고 있다. 깁슨은 마음대로 승부구를 고르고 패스트볼 구사비율 60%이상을 보이고 있다.
올시즌 전망과 관련해 가장 좋은 점은 비록 천천히 변하고 있을지라도 타자를 상대하는 요령이 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하반기 깁슨은 체인지업과 커브를 더 많이 던지고 싱커나 슬라이더 구사비율을 줄였다. 지난해 9월 ‘스트라이크 – 볼넷’ 비율이 16%였다. 이를 시즌동안 유지한다면 지난해 기준 톱 25에 들 수 있다. /nangap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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