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영웅들, 프리미어12 후유증 막아라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2.07 06: 09

144경기+국제대회, 극심한 체력소모
비시즌 중요성 커져, 올해 성적 관심
프리미어12에 출전한 야구 대표팀 선수들은 지난해 11월 극적인 드라마로 승전보를 전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후유증도 우려하고 있다. 쉴 때 쉬지 못한 선수들이 남다른 체력 관리로 우려를 지워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WBSC 프리미어12 초대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대표팀 선수들은 곧바로 해산해 뒤늦은 휴식을 취했다. 우승을 차지해 기분은 좋았지만 사실 몸은 만신창이였다. 대표팀의 핵심 타자인 이대호(시애틀)는 대회 말미 “피곤하다. 쉬고 싶다”라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대호 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상황은 비슷했다. 100% 몸 상태인 선수는 하나도 없었다. 얼굴에는 피로가 가득했다.
지난해 KBO 리그는 역사상 가장 많은 144경기 체제를 치렀다. 선수들도 처음 치러보는 144경기 일정에 체력관리의 중요성을 실감했다. 직전 2년은 간간이 3~4일 휴식일도 있었기에 체감적인 피로는 더 심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이야기다. 여기에 프리미어12에 출전한 선수들은 다른 선수들에 비해 한 달 이상 더 극심한 스트레스 속에 싸워야 했다.
대회에 참가한 한 선수는 “대회 말미부터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져 고생을 했다. 막상 긴장감이 풀리고 나니 비시즌 동안 피로감이 꽤 오래 가더라”고 털어놨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도 참여해본 다른 선수는 “WBC는 말끔한 상황에서 좀 더 일찍 몸을 끌어올리면 되지만, 프리미어12는 시즌 뒤에 붙어있다는 점에서 체감적인 피로가 더 컸던 것 같다”고 동조했다.
비시즌에는 잘 쉬는 것도 중요하다. 다음 시즌을 대비해 고갈된 체력을 회복하고 몸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프리미어12에 출전한 선수들은 그럴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물론 리그 최정상급 선수들이라 이를 이겨낼 노하우는 충분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하지만 이전 사례를 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미묘하게 영향을 받았다는 주장도 있다.
WBC의 경우는 대회 출전 선수의 당해 성적이 전년에 비해 떨어진 경우가 적지 않았다. 2009년 제2회 대회에 출전한 선수 중 평균자책점상 전년도보다 성적이 좋아진 투수는 정대현 임창용 임태훈까지 단 세 명에 불과했다. 타자들도 타율이 2푼 이상 떨어진 선수들이 6명에 이르렀다. 제3회 대회 당시에는 몸이 덜 만들어진 상황에서 뛰었던 몇몇 투수들이 시즌 초반 고전하기도 했다.
물론 성적 저하는 여러 가지 요소와 얽혀 있을 수 있다. 꼭 국제대회 때문이라는 단정은 옳지 않다. WBC와 프리미어12는 개최 시점이 다르기도 하다. 그래서 올해 성적이 더 주목을 끈다. 특히 한국시리즈까지 혈전을 펼친 뒤 곧바로 대만행 비행기에 몸을 실어야 했던 두산·삼성의 선수들은 좀 더 신경을 써야 할 필요가 생겼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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