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스토리] 절치부심한 노경은, 호주는 부활의 땅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6.02.10 05: 59

1년 전 애리조나 아픔 씻는 순조로운 전훈
목표인 94kg에 근접한 93kg 유지
사진으로만 봐도 뜨거워 보이는 햇살 아래 얼굴은 물론 몸까지 구릿빛으로 변했다. 운동에만 전념한 결과 배에는 선명한 식스팩이 드러났다.

노경은(32, 두산 베어스)이 새로운 곳에서 아픈 기억을 잊고 부활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현재 팀의 전지훈련이 진행 중인 호주 시드니에서 동료들과 함께하고 있다. 아직 본격적인 실전에 들어가지 않은 1차 전지훈련 기간이지만, 마치 정규시즌을 방불케 하는 근육질 몸매를 만들어놓았다.
휴식일이 있지만 개인훈련은 쉬지 않는다. 두산 관계자는 “웨이트 트레이닝 시설이 선수단 숙소 바로 옆에 있어서 노경은은 쉬는 날에도 스스로 가서 운동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많이 먹고 몸을 찌우면서 지방이 늘어났지만 엄청난 운동량을 통해 근육 역시 커졌다. 전부 계획에 의한 과정이다.
1년 전과는 180도 다른 캠프 모습이다. 과거 두산은 미국 애리조나에서 1차 전지훈련을 진행했는데, 지난해 1차 캠프 막판 훈련을 하다 타구에 턱을 맞는 사고가 일어나 노경은은 남들보다 늦게 시즌을 시작했다. 시즌 중에는 모친상을 당하는 시련까지 있어 육체적, 정신적으로 모두 힘들었다.
지금은 아픈 기억이 있는 애리조나가 아닌 시드니에서 차근히 몸을 만들어가고 있다. 지난해 턱 부상을 입은 뒤로는 몸무게가 빠져 83kg까지 갔다. 한 눈에 보기에도 홀쭉해져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93kg 수준이다. 목표인 94kg에 거의 일치한다.
노경은은 “그간 우여곡절도 많았고 힘든 시기였지만, 그 어려움을 경험으로 더 좋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 밝은 마음으로 그 어느 때보다 더 열심히 치열하게 운동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4차전(5⅔이닝 2피안타 5탈삼진 2볼넷 무실점) 때와 같은 투구를 한다면 마운드의 핵심 자원으로도 떠오를 수 있다.
여러 보직을 두루 경험해본 노경은은 선발과 불펜 어디서든 던질 수 있다. 긴 이닝을 소화할 때 좋은 모습을 보여 선발이 적합해 보이지만, 우완 셋업맨이 확보된 상황이 아니라 노경은의 위치도 아직 유동적이다. 보직이 무엇이든 지난 2년간의 부진을 씻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그에게 있어 호주는 애리조나의 아픔을 씻는 부활의 땅이다. /nick@osen.co.kr
[사진] 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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