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막장 가고 힐링? 이번엔 믿어도 될까
OSEN 정소영 기자
발행 2016.02.12 11: 12

“막장 가고 힐링 온다.”
곧 첫 방송을 앞두고 있는 지상파 3사의 주말드라마를 두고 하는 말이다. 최근 눈 뜨고 봐줄 수 없는 막장이 기승을 부렸다면 이제는 자극적인 소재 없이 가족애를 그리는 ‘힐링물’이 온다는 것.
하지만 그 어떤 막장 드라마도 자신이 막장이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여태껏 힐링이라는 예쁜 포장지로 뚜껑을 열기 직전까지 막장이라는 알맹이를 잘도 감춘 작품들을 수없이 봐왔다. 이미 여러 차례 속아왔던 시청자들도 더 이상 듣기 좋은 수식어에 속지 않는다. 과연 이번 작품들도 허울 좋은 막장물에 불가한지, 아니면 여태까지와는 전혀 다른 따뜻한 힐링을 선사할 수 있을지 많은 이들의 관심이 향하고 있다.

가장 먼저 베일을 벗는 것은 오는 13일 첫 방송되는 SBS의 ‘그래, 그런거야’다. ‘인생은 아름다워’의 뒤를 잇는 거장 김수현 작가의 또 다른 인생 시리즈로, 3대에 걸친 대가족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잊고 있던 가족의 소중함과 의미를 경쾌하면서도 진지하게 그릴 예정이다.
김수현 작가는 언어의 연금술사라는 별명처럼 감각적이면서도 직설적인 대사들로 많은 이들의 공감을 샀다. 자극적일 수 있는 소재조차도 자연스럽게 극에 녹아들도록 만드는 그의 화법이 믿고 보도록 만들었다. ‘목욕탕집 남자들’(1995), ‘부모님 전상서’(2004), ‘엄마가 뿔났다’(2008), ‘인생은 아름다워’(2010), ‘무자식 상팔자’(2012) 등 이미 전작들을 통해 실력을 입증한 김수현의 신작 역시 시청자들의 높아진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다음 주자는 KBS 2TV의 ‘아이가 다섯’이다. 소유진과 안재욱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은 ‘아이가 다섯’은 싱글맘과 싱글대디가 인생의 두 번째 사랑을 만나게 되면서 가족들과의 갈등과 화해, 사랑을 통해 진정한 행복을 찾아가는 좌충우돌 감성코믹 가족극이다.
지난 9월 둘째를 출산한 이후 3개월 만에 복귀한 소유진과 ‘빛과 그림자’ 이후 3년 만에 안방으로 돌아온 안재욱이 각각 싱글맘과 싱글대디로 변신, 한 가족이 되는 과정을 유쾌하면서도 진정성 있게 그릴 예정이다.
무엇보다 ‘로맨스가 필요해’, ‘연애의 발견’ 등을 통해 디테일한 심리 묘사와 솔직하고 현실감 넘치는 대사로 두터운 팬층을 형성했던 정현정 작가가 극본을 맡아 눈길을 끈다. 전작들에서도 자극적인 소재 없이 이보다 리얼할 수 없는 B급 연애담을 그렸던 그였기에 이번 작품 역시 재미와 감동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가족극을 그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마지막은 MBC의 ‘가화만사성’이다. ‘왔다 장보리’와 ‘내딸 금사월’로 연이어 막장드라마를 선보인 만큼 ‘가화만사성’에 대한 외부의 우려 섞인 시선이 향하고 있지만, MBC는 이번만큼은 결코 다를 것이라며 자신 있게 외치고 있는 상황이다.
‘가화만사성’은 중국집 배달부로 시작해 차이나타운 최대 규모의 중식당인 '가화만사성'을 열게 된 봉삼봉 가족들의 뒷목 잡는 사건과 이를 통해 한 단계 성장하게 되는 훈훈한 가족들의 드라마다.
앞서 공개된 티저 영상에서는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사랑합니다”라고 말하는 배우들의 목소리와 함께 벅찬 듯한 표정이 담겨있어 화려하지는 않지만 깊은 울림을 선사할 것을 예고했다.
이처럼 지상파 3사는 일제히 막장 아닌 가족극을 택하며 자극으로 얼룩진 드라마 판도를 뒤바꿀 계획을 전했다. 과연 비슷한 시점에 출발선상에 선 세 작품 중 누가 울고 누가 웃게 될지 앞으로 행보에 많은 이들의 눈길이 향하고 있다. / jsy90110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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