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순위 신인’ 문성곤, 설움 날린 희망의 덩크슛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6.02.13 06: 22

1순위 신인다웠다. 문성곤(23, KGC)이 짧지만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다. 
안양 KGC인삼공사는 12일 안양체육관에서 개최된 2015-2016 KCC 프로농구 6라운드서 찰스 로드(23점, 6리바운드)와 오세근(23점, 6리바운드)의 활약에 힘입어 창원 LG에게 96-89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KGC는 2연패를 끊으며 시즌 성적 29승 21패를 기록하며 단독 4위를 지켰다. 반면 LG는 3연패에 빠지며 시즌 성적 19승 32패가 됐다.
우승을 노리는 KGC는 악재가 겹쳤다. 핵심전력 강병현이 지난 8일 동부전에서 왼쪽 아킬레스건이 파열되는 중상을 당했다. 11일 수술을 받은 강병현은 코트복귀까지 최소 6개월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베테랑으로 팀의 중심을 잡아줬던 강병현의 이탈은 치명적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KGC에 대체자원들이 많다는 점. 전체 1순위로 KGC에 합류한 뒤 평균 5분도 못 뛰며 만족스러운 출장기회를 얻지 못했던 문성곤은 뛸 기회가 많아졌다. 김승기 감독은 LG전을 앞두고 “문성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겠다”며 기대를 걸었다. 
그간 문성곤은 승패가 확정된 4쿼터 가비지 타임에 주로 나왔다.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하고 경기를 끝낸 경우가 많았다. 벤치에서 초조하게 대기하다 긴 팔 유니폼을 한 번도 벗어보지 못한 경기도 잦았다. 아마추어시절 항상 스타였던 그에게 좀처럼 경험하기 힘든 일이었다. 
1순위 신인이 부상도 없이 경기에 뛰지 못하자 주변에서 더 말이 많았다. ‘트레이드설’, ‘상무 조기입대설’ 등이 터졌다. 그럴 때마다 김승기 감독은 “다음 시즌에 제대로 준비시켜서 문성곤을 쓰겠다”고 밝혔다. 본인도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아무리 그래도 동기들이 코트를 누빌 때 벤치를 지켜야 하는 그의 심정은 오죽 답답했을까. 실력을 제대로 보여줄 기회가 없었다. 
LG전 2쿼터 후반 코트를 밟은 문성곤은 길렌워터의 실책을 틈타 그대로 속공에서 과감하게 덩크슛을 꽂았다. 프로 데뷔 후 첫 번째 덩크슛이었다. 대학시절 수도 없이 했던 덩크슛이었지만, 손맛이 달랐다. 프로에서 자신감을 잃은 뒤 골밑슛도 자주 놓쳤던 그다. 덩크슛을 성공하면서 문성곤도 대학시절의 감을 어느 정도 되찾는 모양새였다. 자신감이 오른 문성곤은 3점슛도 하나 쏴서 림에 꽂았다. 8분 6초를 뛰고 5득점. 대학시절에 비하면 초라하지만, 프로에서 반전의 계기를 만든 좋은 활약이었다. 
강병현의 부상으로 김승기 감독도 문성곤의 역할을 늘리며 계획을 수정할 수밖에 없다. 195cm의 좋은 신장과 수비능력을 갖춘 문성곤을 적재적소에서 요긴하게 써먹어야 한다. 문성곤은 막판 순위싸움에서 기존 선수들의 체력부담을 덜어주는 중요한 존재가 될 수 있다. 많이 늦었지만 문성곤도 이제 KGC전력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가 됐다. 
KGC는 14일 6강 탈락이 확정된 kt와 대결한다. 문성곤은 이날 19번째 경기 출전으로 신인상 수상자격의 최소요건을 충족시킬 전망이다.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다. 자신감을 얻은 문성곤의 상승세가 지속되길 기대한다. / jasonseo34@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